2편 : 집 없는 설움을 아는 여인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문국현 후보는 완벽한 대비를 이루며 화제에 올랐었다. 이 후보가 위장 전입과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여 있는 반면, 문 후보는 유한킴벌리 사장이 된 뒤에도 전세 생활을 했으며 오랫동안 실평수 20평대 아파트에 살다 지난해에야 50평대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
문국현 후보 공식 팬사이트 `희망문'을 대표해 문 후보의 부인 박수애 여사와 만난 자리에서 집 대한 그의 생각을 직접 들어봤다.
"왜 그렇게 좁은 집에 살았냐고요? 실제로 돈이 없었어요. 남편이 사장이 됐을 때, 그제야 여유가 좀 생겼어요. 대출과 융자를 받아 전용면적 24평인 34평형 삼풍APT를 샀죠. 남들은 50평형을 사라고 했지만, 돈을 많이 보태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럴 수 없었어요. 전세 생활도 오래했고 이사도 참 많이 다녔습니다. 우리집을 찾아온 적이 있었던 유한킴벌리 직원들은 다들 넓은 집으로 이사 좀 가라고 흉을 보곤 했었죠."
그는 며칠 전 열렸던 문 후보의 유한킴벌리 송별식에 참석했다가 수년전 집을 방문했던 직원들과 오랜만에 다시 만난 이야기를 들려줬다. 노조위원장이었던 한 직원은 "사장님 댁도 우리 직원들이랑 별 차이가 없어서 깜짝 놀랐고 소탈하게 사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하며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었다고.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참느라 힘들었어요. 화장실에 가서 한참을 울다가 나왔어요. 그래서 저녁밥도 못 먹었죠. 우리 부부가 퇴장을 하는데 많은 직원들이 진심으로 박수를 쳐줬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성공적으로 살았구나 싶었습니다."
▲전셋값 감당 안돼 주인집 찾아가 사정사정
문 후보 부부는 1978년 결혼한 뒤에 시댁에서 3년간 같이 살았다고 한다. 독립한 뒤 처음으로 살았던 집은 19.8평짜리 아파트였다. 당시엔 전세 계약을 1년마다 새로 해야 했는데, 700만원이었던 전세금이 1년 만에 1400만원으로 뛴 적도 있었다고. 두 배로 오른 집세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던 부부는 딱한 사정을 하소연하러 주인집을 찾아갔었다.
"당시 주인집은 구로동이었어요. 퇴근한 남편과 함께 밤늦은 시간에 찾아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었는데 젊은 아들 이름으로 집을 사놨다고 하더군요. 사정사정했지만 집세를 많이 내려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생 참 많이 했죠. 저축 열심히 해서 집을 꼭 사자고 다짐했어요."
집 없는 설움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박수애 여사는 지금도 그 아픔이 남의 것 같지 않다면서 집 없는 친한 친구 이야기를 들려줬다.
"집을 사려고 수십 년간 알뜰하게 저축을 한 친구가 있어요. 몇년 전 3억원이면 살 수 있었던 집이 있었는데 시기를 놓치고 나니 지금은 도저히 엄두를 낼 수 없을 만큼 값이 오른 거예요. 다 거품 때문이죠. 억울해하는 친구의 절절한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너무 억울한 생각이 들더군요. 집값 거품이 다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저축 열심히 하면 집을 살 수 있어야죠"
그는 집은 가족이 함께 살 공간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지 얼마짜리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집값이 내리길 간절히 기도한다. 집 문제로 절망하는 이들이 없길, 다들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면 집을 살 수 있게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집값이 내려가면 집 있는 사람들은 손해를 보게 되는 것 아니겠냐고 질문을 던져봤다. 그는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인지 몰라도 저는 우리집 값이 떨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해요"라며 "모든 집값이 똑같이 내리면 싸게 팔고 싸게 사서 이사를 할 수 있으니 손해 볼 것도 없는 것 아닌가요"라고 답했다.
"집값이 내렸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예전보다 집 사기가 더 어려워졌잖아요. 그래서 다들 절망하고 있잖아요. 예전엔 누구라도 알뜰하게 저축하면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니까 다들 열심히 일했던 것 같아요. 집값이 예전처럼 내려가서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