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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를 삼키는 이마트(?)


BY 다음 아고라펌 2007-10-19

유통업계를 삼키는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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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고 있는 한 구멍가게 주인은 요즘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가게의 매상이 너무 형편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성실하고 착하게 사시는 부부인데 장사와 성품과는 상관이 없으니 어려울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그 가게 옆에는 산부인과 하나와 정형외과가 있었고 그 덕분에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었는데 최근엔 병원들조차 손님들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버티다 못한 가게 주인은 마침내 가게를 내놓을 생각을 하게 되었고 처음 들어올 때 냈던 권리금을 대폭 줄여서 벼룩시장 등에 광고를 냈건만 찾아오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간혹 찾아오는 사람들마저 그냥 발걸음을 돌린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월세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그 덕분에 보증금마저 사라져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그 구멍가게가 그렇게 어려워진 데는 양 옆의 병원이 어려워진 탓도 있지만 그 이상의 요인도 있습니다. 바로 대형 매장들의 등장입니다. 요즘 웬만한 사람들은 차를 가지고 있고 그 차를 몰아 대형매장에 가서 한꺼번에 많은 물건들을 구입해오다 보니 점점 구멍가게에는 발을 들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밤중에 아주 급할 때가 아니면 구멍가게보다 물건값이 싼 대형매장을 활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그 구멍가게에서 차를 몰고 나가면 10분 내 거리에 대형 매장들이 여러 개 나타납니다. 시흥 대로변에 있는 홈플러스, 시흥대로변에서 옆으로 조금 꺾어 들어가면 나오는 롯데마트, 그리고 늘 사람들이 가득한 이마트까지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제 아내만 해도 생필품들을 살 때 이마트를 주로 활용하는데 그곳은 사람이 비어있을 때가 거의 없을 만큼 장사가 잘 됩니다.


최근 이마트에서는 가격혁명을 이룬다고 합니다. 그 동안은 기존 제조회사 브랜드 중심의 상품을 중심으로 운영했는데 이제 자사 브랜드 중심의 상품을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상품 가격을 20%에서 최대 40%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도 이마트 자체에서 만든 제품들이 종종 눈에 보이는데 이제는 그런 제품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새로 출시하는 자사 브랜드 상품(PL상품)은 청과, 야채부터 가전,생활용품에 이르는 총 6개 브랜드로, fresh(프레쉬), BESTSELECT(베스트셀렉트), EㆍMART(이마트), happy choice(해피쵸이스), loving home(러빙홈), Plusmate(플러스메이트) 등 약 3천여 품목이라고 하는데 그 규모가 참으로 어마어마합니다. 유통업을 장악하고 있는 이마트이니 만큼 그 파급효과가 대단할 것입니다.


사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마트의 그런 정책은 환영할만 합니다. 중간 마진 등이 많이 줄어들어 적은 돈으로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살 수 있으니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단 돈 몇 백원이나 몇 십원 차이가 나도 그 만큼의 돈을 아끼기 위해 움직이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니 반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런 이마트의 정책을 환영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기존 브랜드의 상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어차피 이마트에 납품하면서부터 초대형 유통구조를 자랑하는 이마트에 허리를 숙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제는 허리를 숙여도 매장 자리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설혹 자리를 얻는다고 해도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잃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은 이마트의 영향력 권 안에 있는 소규모의 가게들입니다. 이미 받은 피해에다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이 뻔한데 가게를 접을 수도 상황에 놓일 때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제가 알고 있는 구멍가게 주인의 한탄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이전부터 대형매장에 의한 소형 상점의 황폐화는 있어왔고 이제 그 범위가 더 커진 것이니까요.


우리나라는 분명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자유 경쟁을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영세업자들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대형매장에 잡아먹힌 자영업자들은 졸지에 실업자들이 될 수밖에 없고 빈익빈부익부라는 사회병리현상은 점점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작은 상점이나 재래시장 등을 활용하는 모습들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떤 지방에서는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일부러 재래시장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시청의 직원들이 꽤 많은데다가 그들의 가족이나 연결된 사람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말도 들었는데 재래시장의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도시에서도 구멍가게 활성화를 위해 움직이는 곳은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하나씩 둘씩 사라져가는 구멍가게들의 현실을 보면서 서민들의 운명을 보는듯해 마음이 서글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