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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싫은 날


BY 애련 2007-11-29

큰애가 너무 심심해해서 작은애를 업구

양손에는 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들고 버린후

큰애를 그네태워줬다

 

즐거워했다

 

그런데 오후에 갑자기 급체를 해서

입맛도 싹 사라지고

배가 갑자기 빨래쥐어짜듯

아파왔다

 

오바이트 한번 하고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데

돌안된 작은애가

내 바지가랑이 붙잡고 씨름한다

 

요새 한참 강아지처럼 내뒤만 쫒아다닌다

 

소화제 먹어도 속이 아프고

 

엉금엉금기어서 큰애 밥을 챙겨준다

 

비상약이 없으면 큰일 날 뻔했다

 

내가 콧물은 줄줄 나고 배도 아프고

 

작은애기도 기침이 심해 잠을 잘 못이루고

 

오늘 놀이터 괜히 갔나부다

큰애가 집에만 있으면 자꾸 살이 쪄서

 

데려간건데

 

아파도 연락할 사람도 없구

남편은 매일 열두시넘어 퇴근이구

 

눈물이 줄줄 흘렀다

 

친정엄마생각이 간절했다

 

엄마도 멀리 계시고

또 요즘 편찮으셔서 걱정할까봐 전화 안했다

 

두끼 굶어두 멀쩡하다

 

애들을 재우구 또 오바이트를 했다

 

어릴때부터

 

멀미가 심해서 소풍을 가면 항상

 

김밥을 집에와서 먹었던 기억이 났다

 

애들도 내가 아프니

 

더 칭얼거린다

 

큰애는 내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엄마 괜찮냐고 그런다

 

어디 아퍼? 그런다

 

아픈것도 아픈거지만

 

아픈데 전화할 사람이 없다는게 더 서글펐다

 

외롭다

 

이사와서 아는 이웃도 없구

 

너무 춥다

 

몸도 마음도 ...

 

오늘은 아프니까 별 생각이 다든다

 

괜히 태어났나부다

 

나같은거

 

가난한 집에서 뭐할라고 나까지

 

낳았을까

 

(셋쨰막내)

 

결혼도 괜히하고 애도 괜히 낳았나부다

 

모르겠다

 

다들 이렇게 아파도 참아가며

 

애들 키울텐데

 

난 정말 너무너무 힘들다

 

너무 외롭다

 

애들은 너무 사랑스러운데

 

내가 게을러서 그런가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힘들다

 

아파서 조용히 쉬고싶은데

 

지지배배 떠드는 큰아이

 

한참 칭얼거리는 작은아이

 

난 그냥 바라본다

 

미안하다

 

이번주에는 김장하러 시댁가야한다

 

가기 싫다

 

김치를 안먹어도 좋으니 가기 싫다

 

작년에도 만삭에다가

 

작은아이 데리고 있는데

 

빨리 오래서 갔더니 나밖에 안왔더라

 

나중에 시누가 와서 한소리 하더라

 

왜 평일날 하느라고 난리냐구

 

주말에 하시지...

 

두분이 사시면서 자식주신다고 많이 해놓구

 

김치냉장고에 일년내내 쟁겨두고 잡수신다

 

모르겠다

 

내몸 성치않으니

 

자꾸 나쁜생각만 든다

 

친정생각하면 더 골치가 아프고

 

오늘 밤도 자꾸 젖을 찾는 둘째때문에

 

편히 잘 수나 있을지 ...

 

살기가 싫은날인데

 

용기가 없어서 죽지도 못하는 나다

 

나이가 드는지

 

애들키우는게 힘들어서 그런지

 

여기저기 내몸도 망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