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잠이 부족하면 모두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연이어 발표됐다.
잠이 적은 아이는 비만일 확률이 높고, 선잠을 자 수면의 질이 낮은 성인은 당뇨병 발병률이 높다고 한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에드 미첼 박사팀은 7세 어린이 591명의 수면 상태를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9시간 미만인 어린이는 9시간 이상인 어린이와 비교했을 때 비만률이 3.34% 높았다고 《수면지(the journal sleep)》 최근호에 발표했다.
박사팀은 어린이들의 성장과정과 건강상태를 출생부터 7년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어린이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10.1시간으로 나타났는데 수면 시간이 줄어들수록 몸무게와 체지방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들의 수면시간은 평일보다 주말에, 다른 계절보다 여름에 더 짧은 것으로 관찰됐으며 동생이 없거나 밤 9시 이후에 잠든 어린이의 수면 부족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미첼 박사는 “충분한 수면은 건강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준다”며 “이번 연구는 어린이 개개인의 육체적 활동이나 tv시청과는 별개로 진행돼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어린이의 수면과 비만률의 상관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 교수는 "보통 깨어있는 시간이 길면 활동량이나 에너지 소비가 많아 살이 덜 찐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이와 정반대"라며 "하지만 잠이 부족하면 왜 살이 찌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수면학회가 권하는 미취학 어린이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11~13시간, 취학 어린이는 10~11시간이다.
수면의 질이 낮아 깊은 잠에 들지 못하는 성인들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 에스라 타살리 박사팀은 21~31세 성인 남자 5명, 여자 4명을 대상으로 수면 형태와 혈당 수치를 관찰한 결과 숙면에 들지 못하면 혈당을 조절하는 능력이 25% 감소해 ‘제 2형 당뇨병’ 발병률이 높아졌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근호에 발표했다.
‘제 2형 당뇨병’은 우리 몸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거나 췌장의 인슐린 분비 결핍 현상이 나타났을 때 생기는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당뇨병 환자의 90% 이상이 걸리는 가장 흔한 당뇨병이다.
타살리 박사는 “수면 부족이 혈당 조절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다른 연구를 통해서도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서 수면의 질 또한 하나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당뇨병 클리닉 김광원 교수는 "사람은 낮시간에 일을 하면서 손상된 여러 조직들을 밤에 잠자는 동안 복구하는데, 숙면을 취할수록 복구가 빨라지고 완벽해진다"며 "잠을 설치면 복구가 느려지는데 이때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인슐린 분비에도 영향을 줘 당뇨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