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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어린나이에 시작한 결혼생활. 그리고 고부간의 갈등.


BY scapula 2009-06-24

이제 22살..

 

또래 친구들은 한창 놀기도하고 학교도 다니고 일도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이루려고 노력을 할때

 

터무니없이 어린나이에 결혼전 덜컥 생겨버린 아이때문에

 

결혼식도 치루지 못하고 7개월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젊은 엄마입니다.

 

 

 

마트에서 장보다 우연찮게 아줌마닷컴에 관련된 책을 사게 되고 이것저것 읽으며

 

집안일 결혼생활 등등 좋은 정보를 얻다가, 왠지 여기라면 제 하소연을 해도 될것 같아 이렇게 부랴부랴 찾아왔네요.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할까요.

 

 

 

 

 

남편과 저는 제가 20살때 남편은 24살로 어린나이에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집이 어렸을때부터 굉장히 프리한 집인터라 전 20살 되자마자 독립을 했었고,

 

본의아니게 지금의 남편과 동거를 했었죠.

 

 

 

 

 

그렇게 1년이 넘었을즘에 덜컥 임신이 되었고, 도무지 천사같은 우리 아이를 지울 수가 없었기에

 

시부모님 그리고 저희 부모님께 말씀도 못드리고 둘이서 끙끙 앓으며 그렇게 지내다 11월에 천사를 만났습니다.

 

 

 

 

 

출생신고를 하려면 일단 혼인신고부터 했어야 했고, 그렇게 양가부모님은 뒤늦게 소식을 알게됐죠.

 

시댁쪽이나 친정쪽이나 사정이 여의치않아 저희에게 결혼식을 권유하는 얘기도,

 

또 아이를 키울만한 여건이 되는 집을 구해주는 일도 힘들었기 때문에

 

동거할적부터 살았던 단칸방에서 7개월되는 아이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산후조리 때문에 물론 2개월 넘짓 추운겨울은 친정에서 보냈지만

 

백일 다되갈무렵에 다시 동거하던 집으로 돌아왔고,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정말 아이 키울만한 여건이 되지않는 환경에서 억척스럽게 키웠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게 많았기 때문에 이런저런 도움도 정보도 많이 필요했구요.

 

 

 

아이는 알아서 큰다지만, 정말 환경이란게 중요하더군요.

 

들어가는 육아비용도 만만치않고.

 

그렇다고 벌써부터 맞벌이를 하자니 핏덩이같은 어린 아이를 다른 누군가에게 맡기는 일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남편이 고정적인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니였기때문에

 

울 천사가 5개월이 될때까지 월 100만원의 수입을 받는 피시방에서 알바를 하며 전전긍긍했죠.

 

 

 

고정적으로 나가는 월세와 아이 분유값 기저귀값만 해도 50만원이 훌쩍 넘는데

 

연애할적엔 한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

 

즉, 어느날부터인지 월급의 반을 시댁에 드리더군요.

 

 

 

처음엔 저에게 금액에 대해 얘기를 해주지않아 긴가민가했습니다.

 

뭐 용돈마냥 시댁에 드리는거겠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나이가 어려도 생활 주도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물어봤습니다.

 

그동안은 월급에 1%도 제가 건드리지 않았던게 잘못이기도 했겠죠.

 

 

 

뒤늦게서야 알았습니다.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생활하기도 빡센 지금 상황에서 시댁에 그렇게 돈을 주는걸요.

 

 

 

 

 

시댁은 시어머님과 시누이(형님) 두분이 살고 계시는데,

 

시누이는 27살.

 

3년째 집밖으로 나가지않고 집에서 게임만 하는 말그대로 폐인입니다.

 

 

 

3년째 일을 안하니 당연히 생활비가 없겠지요.

 

시어머님도 당뇨니 뭐니 편찮은곳이 많으셔서, 일도 제대로 못하시는거 압니다.

 

게다가 남편에 시누이까지 있으니 기초생활수급자도 못받으시구요.

 

 

 

병원다니시는게 많아 겨우 차상위계층으로 병원비만 지급받으십니다.

 

 

 

 

 

당연히 남편맘으로는 그 집에도 도움이 되고자 월급을 반토막 내서 주는 거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니까요.

 

 

 

 

 

하지만 제가 볼땐, 사지 멀쩡한 시누이는 일할 생각도 없고 밥만 축내고 집에서 컴퓨터만 24시간 켜고 생활하고

 

일할 생각은 전-혀 없는 모습인 시누이를 보면 정말 제맘같아선 그돈 10원도 주기 아깝습니다.

 

 

 

 

 

저희가 모두의 축복을 받아 결혼한게 아니라서 제가 더 의기소침해지는지도 모르구요.

 

 

 

 

 

 

 

산후조리한답시고 친정에서 2개월 지낼때도 남편은 저희 엄마집에 2달동안 딱 3번왔습니다.

 

와서 인사만 잘합니다. 자기 바쁘죠.

 

 

 

아무리 제가 어려도 예의는 압니다. 당연히 초중고 학교다닐때 도덕시간에 맨날 졸아도

 

그런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예의 아닌가요.

 

밥만 먹으면 들어가서 자고 있으니, 엄마 입장에선 속이 터지죠.

 

 

 

새아빠에게 그런 모습 보여주는 엄마 자존심도 상하구요.

 

 

 

 

 

 

 

주위사람 도움으로 겨우 남편이 저번달부터 공장에 취직했습니다.

 

하루 일당 6만원.

 

거진 한달에 140만원 남짓의 돈을 받습니다.

 

 

 

 

 

일한지 얼마 되지않아 저번달에 월급 60만원을 받았더군요.

 

그걸로 생활비 전혀 충당되지 않습니다.

 

애기에게 나가는 돈만 고정적으로 30만원쯤이 되는데,

 

거기서 아무 생각없이 어머님께 25만원이 드리더군요.

 

 

 

그럼 우리는 뭘로 생활하라는건지.

 

 

 

 

 

 

 

 

 

시어머니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제가 어려서 그런지

 

제가 하는 말은 듣지도 않습니다.

 

피시방에서 100만원씩 월급받을때 근로장려금 신청할수 있는 얘기를 듣고

 

알바니까 원천징수 떼지지 않을테니까, 통장으로 월급받으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늘 현금으로 받아와놓고, 세무서가서 물어보니 현금으로 받은건 확인할 바가 없으니까

 

게다가 그 피시방 사장은 세금내기 싫어서 아예 알바를 고용한적이 없다고 신고까지 했더군요.

 

그렇게 120만원받을 수 있는 근로장려금 날렸습니다.

 

 

 

제가 통장으로 돈받으라 그럴때, 시어머님이나 남편 모두 귀찮게 뭐하러 통장으로 받냐고

 

저에게 오히려 뭐라고 했던 사람들이구요.

 

 

 

월 10만원씩 1년 지원받으면 작은 금액같지만, 그집 사람들은 적은돈으로 생각되나 봅니다.

 

저한텐 정말 금쪽같은 금액인데 말이죠.

 

 

 

 

 

시어머니가 어느날 저에게 바깥바람도 쐴겸 파트타임으로 4시간정도만 알바를 하라고 하시더군요.

 

저야 깨림찍했지만, 일단 돈벌어야하니까 시어머님 믿고 일했습니다.

 

한 일주일 일했나요.

 

일끝나고 오면 죽는소리 하십니다. 어디아프네, 어디아프네..

 

제가먼저 부추기면서 일한다고 한적 없습니다. 어머님이 먼저 말씀꺼내시고선

 

남편오면 더 가관입니다. 죽는소리 하십니다. 아주 앓아눕죠.

 

그러다 어느날 손목아프다고 일주일을 앓으시더니 (결국 일은 그만두게됐구요)

 

병원갔더니 인대가 늘어났다고, 집안일이고 아이도 보지 말라고 하셨다네요 의사선생님께서.

 

 

 

처음부터 큰 기대도 안했습니다.

 

원췌 몸이 안좋으신분이니까, 아이보기 힘든거 저도 압니다. 젊은 저도 힘드니까요.

 

 

 

 

 

그렇게 손목에 파스며 붕대며 깁스 다 하시고선

 

남편 올시간만 되면 저희집 오셔서 갑자기 걸레질 하십니다.

 

안하던 애기빨래도 하시구요. 제가한다고 말리고 제가 걸레 들고가면 뺏고 부랴부랴 하십니다.

 

 

 

남편들어오면 저만 욕먹습니다.

 

아픈 엄마 일시킨다구요.

 

 

 

 

 

 

 

저번엔 친구가 놀러왔습니다. 친구가 종이백에 자기 안입는 옷 저에게 준다고 한웅큼 챙겨왔었죠.

 

어머님 오시더니 인상 찌푸리고 그냥 문 쾅 닫고 나가버리십니다.

 

그러고 3일은 안오시더니, 남편이 결국 얘기 꺼내더군요.

 

엄마한테 뭐 잘못했냐고. 그런거 없다니까

 

월급60만원받고 생활비도 없는 애가 무슨 애기옷을 한보따리를 사왔다고 남편한테 제 욕을 했답니다.

 

 

 

 

 

상식적으로, 그 종이백이 왠지 애기옷 같았으면, 물어볼수 있는거 아닌가요? 애기옷 사왔니? 라고 한마디만.

 

아니면 친구랑 같이 왔으니 친구가 사줬니? 라고도 물어볼수 있는 일이구요.

 

 

 

절-대 저에게 그런말씀 단한마디 없습니다. 그러고 혼자 삐지고 혼자 화내고 남편한테만 뭐라하죠.

 

 

 

 

 

또 며칠전엔 허리가 끊어질거같아 그때 왔던 친구가 애기 돌봐준다고 하루 도와준적이 있었습니다.

 

도무지 일어나지도 못할만큼 너무 아파 누워있는데 어머님이 오셨더군요.

 

오셨어요 하고 일어서려고하는데 진짜 눈물이 날만큼 너무 아파서 일어나다 말았습니다.

 

그때 당시 친구는 애기가 응가를 해서 인사하며 치우고 있었구요.

 

 

 

그러드니 방에 들어오기도전에 또 인상찌푸리고 방문 쾅 현관문 쾅 대문 쾅 닫고 나가십니다.

 

그렇게 일주일 안오시더군요.

 

 

 

그제서야 남편이 또 물어봅니다. 뭐 잘못했냐고.

 

그런거 없다고 또 말했더니, 애들이 싸가지가 없게 어른이 왔는데 인사도 안하고 뒹굴거리면서 누워있었답니다.

 

 

 

 

 

이젠 기가 차서 말도 안나오죠..

 

 

 

그렇게 참을데로 참았습니다..

 

어쩌겠어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다 그렇다는데.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덥더군요.

 

작년 여름 남편과 저 둘이서 살때도 하루에 10번씩 샤워할만큼 집에 맞바람이 불지않아

 

정말 불쾌지수 200%됩니다.

 

그런 집에서 이제 막 기어다니기 시작하는 우리애기 땀띠로 온갖 고생 다합니다.

 

그런 애기 보는 남편이 미안한지 저에게 친정에 조금 가있으랍니다.

 

 

 

겨울엔 산후조리한답시고 2개월 뻐기다 온것도 미안한데,

 

여름엔 또 덥다고 엄마에게 가자니, (가게된다면 저야 편하죠. 맘놓고 스트레스도 안쌓이는곳이니)

 

 

 

갈수만 있다면 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남편 생각 정말 가관입니다.

 

 

 

제가 엄마에게 가면 지금 사는 집을 빼서

 

자기는 어머님댁에 들어가게되면

 

그만큼 저희 월세로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이 적어질것이고

 

그 돈을 시어머님께 더 줄수 있다는 뭐 그런 이론을 얘기하더군요.

 

 

 

정말 가관입니다.

 

겨울에 친정에 가있을때 3번 달랑 와놓고선

 

자기 엄마는 끔찍히 아끼고, 저희 엄마는 뭐 개털이랍니까.

 

 

 

친정에 있을때 자기엄마한테 전화 제대로 안했다고 맨날 투덜거리고 화내던 사람입니다.

 

그때 저도 같이 반박했어야했는데, 당신은 우리엄마한테 전화한번 한적있냐고.

 

 

 

 

 

제가 뭐 저희 엄마에게도 용돈을 달라는 그런 마음을 조금은 가졌지만

 

기대도 안합니다.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을 사람이란걸 알기때문에.

 

 

 

 

 

 

 

아, 생각없이 주절거렸더니 정말 끝이없네요.

 

이런 결혼생활에 답이 없을것같습니다.

 

이사를 갈 생각은 전혀 없고,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두집살림하는 남편이

 

그냥 이성적으로보면 참 효자죠.

 

하지만 남편은 총각이 아닌 한 가정을 이루는 가장입니다.

 

그런 가장이 아이와 저는 둘째고 어머님과 누나를 먼저 생각하는게

 

그런 사람을 이해하며 살아야 하는걸까요.

 

 

 

 

 

 

 

결혼식은 생각도 안합니다. 이런 여건으론 황혼식이나 겨우 치루겠지요. ㅎㅎ

 

백일때도 친정에서 백설기 한박스 해줘서 겨우 동네사람들 나눠줬구요.

 

 

 

이제 곧 돌이 다가오는데,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역시 연애와 결혼은 별개인가봅니다.

 

 

 

 

 

답답함이 하늘을 찌르네요.

 

무더운 여름보다 마음속의 더위가 얼른 가셨스면 좋겠습니다.

 

 

 

이런 답없는 결혼생활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