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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 신선해져봅시다.


BY 아줌마 2009-11-27

2010년 맞이 서른살, 제발 나의 신선함을 부탁하오만…

내 나이 29, 정말 내일모레 서른살이 된다는 사실에
왠지 내 자신이 바닥에 붙은 껌딱지마냥 초라하기 그지 없네요.


연애도 제대로 못해봤는데… 돈도 많이 못 모았는데…
사회경력도 어중간해서 연봉도 그지같고… 이렇게 서른살을 맞이하려니
상콤한 나의 20대에 왜 이렇게 미련이 가는 걸까요.


이런 우라질…


괜스레 냉장고 문을 열고 어려질까 싶어 우유를 꺼내 마시다 망상에 빠져봅니다.
“냉장고야, 냉장고야~ 나의 20대의 신선함을 부탁해도 되겠니?”
근데 이 냉장고 좀 예쁘다... 디오스 프리스타일 김치냉장고..
이번에 새로나온거라던데 완전 화사하구나.. 멘디니가 디자인한 멘디니표
디오스 김치냉장고... 요즘 TV에서 김희애씨가 디오스 김치냉장고 모델로 등장하던데..
아무튼 시집 안간 내가 왜이렇게 요즘 디오스 김치냉장고에 눈이 가는거지?...
나도 디오스 김치냉장고 안으로 들어가면 신선해 질 수 있는 거냐구...ㅠㅠ


내일모레 30살의 푸념, 냉장고에 신선하게 보관하고 싶은 20대의 4가지

 

1. 손가락을 눌러도 바로 튕겨 나오는 탱탱한 피부

 


 

29살만 되도 피부들이 쳐지고, 피부톤이 칙칙해지는 걸 몸소 체험하게 되는 나는야 좌절녀.
20살보다는 24살 정도의 피부를 냉장고에 넣어 놨다가 탱탱해지고 싶은 날이면
꺼내다가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하지만 현실은 한 통을 통째로 쳐 마셔도 시원찮다는 수분크림만이
냉장고에 바글바글.. ㅠㅠ

 

2. 한 때 나에게도 존재했었던 매끈한 뱃살

 


 

분명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서 아래를 보면 발가락의 형태가 보였었더랬죠.
지금은 발가락을 확인하려면 몸을 숙이거나 주저 앉아야 한다는 사실…

골반과 허리를 주축으로 풍성한 튜브를 형성하고 있는 뱃살이
발가락까지 안 보이게 하더군요.

“20대일 때 뱃살, 엉덩이 퍼짐 조심해라!!”라던
30대 언니들의 말을 개무시한 결과는 처참합니다.

20대의 매끈한 바디라인, 어떻게 신선하게 보관이 안되겠니?

 

3. 웬만해선 최선을 다해주던 체력
 


 

월요일에 술 마시고, 화요일에 술 마시고, 수요일, 목요일… 매일같이 술 마시고
밤을 지새워도 웬만해선 힘을 내주던 20대의 체력

이젠 조금만 걸어도 허리가 아프고
평일에 하루 술 마시면 1주일 피곤하고
회사 땡땡이 치게 되고 그런다.

나의 체력을 냉장고에 신선하게 보관해 술 마시는 날 쓰고 싶다. ㅍ.ㅍ

 

4. 무슨 일을 하든 늘 열심히 했던 열정

 


 

심지어 오락을 하더라도 열정적으로 폭주했던 나의 20대
요즘 들어서는 잠자는 것, 먹는 것도 늘어지고 귀찮다.

매일 저녁 내일 아침이 안 왔으면 좋겠고
매일 누가 살아가는 방법을 지시해주었으면 하고
엄마가 용돈을 안 주는 삶이 미워지고 그러고 앉아 있다.

 

“난 부모님처럼 살지 않아, 내 인생을 즐기며 살 거야” 라던
나의 20대여, 벌써 그립다.

디오스 김치 냉장고야.... 그럴 일은 없겠지만 요즘 선전 보니까
네가 신선함 유지의 최고봉이라며
김치보관 하듯이 나의 20대도 어떻게 안 되겠니?

아~ 생각할수록 우울하네요. 허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