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마침내 끝났다.
선거 결과 여당인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참담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반면 야당은 비약적 성공의 카드를 손에 쥐게 되면서
향후 정국을 유리한 측면으로 이끌어 갈 동력까지를 쟁취했다.
이번 선거가 더욱 흥미진진했던 건 출마자의 당선 여부가
그야말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한껏 매료시킨 때문이다.
선거가 있게 되면 으레 두 편으로 나뉜다.
그건 적극적 투표파(派)와 기권파(派)라는 어떤 양대산맥이다.
한데 선거를 보자면 학교에서의 등교 내지 직장인들의
출근과 그 맥을 같이 하는 건 아닐까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즉 학교와 직장에 일찍 나오는 학생과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버릇처럼, 또한 습관적으로 지각을 밥 먹듯 하는 이들이 또한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이를 역설적으로 논하자면 선거 또한
마치 고집불통처럼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투표장으로 가는 이가 있는 반면
그럴 시간 있음 늦잠을 더 잔다든가 아님 아예
나들이나 가는 이(투표는 진즉에 포기하고)도 실재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은 지인 중 상당수가 선거 전부터 어떤 공언을 하였기에 인용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 누굴 찍을 거야?”라는 나의 질문에
“그깟 선거는 해서 뭐 해? 다 그 놈이 그 놈인데.”라고 한
지인들에게서 약간은 당혹감까지를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여하튼 선거라는 건 개인적으로 축제라는 느낌이다.
조만간 남아공 월드컵이 시작되는데 선거란 그보다 더한 이벤트이자 축제하는 것이다.
왜냐면 일단 선거는 개표가 백미인데 내가 선택한 이가
당선이 되는 것처럼의 카타르시스는 다시없는 까닭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투표를 안 한 사람은 그같은
일탈의 즐거움을 맛볼 순 없다는 한계를 지니겠지만 말이다.
그제 선거가 끝나자 어제부턴 출마자들의 즐비했던
선거 벽보와 현수막 등이 일제히 철거되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이들로서야 한껏 소리 높여 만세삼창을 하고도 부족하리라.
그렇지만 어떤 경기든 간에 승자의 뒤엔 패자가 공존하는 법이다.
이번에 분루를 삼킨 낙선자들 중에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란
반감의 정서를 느낄 이들도 적지 않으리라 예견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인생이란 건 다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즉 낙선의 아픔을 겪어야만 나중엔 당선의 희열도 맛보는 것이므로.
결론적으로 선거는 민주시민이라면 누구라도 기권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무리 내 맘에 안 드는 소위 그 놈이 그 놈일지라도 여하튼 투표는 하고 볼 일이다.
그런 다음에 정치를 못 한다느니 따위의 욕을 해도 해야 순리에 맞는 것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