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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보내신 문자 메시지


BY 카렌듈라 2010-07-02


 

♬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조금은 놀랬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문자를 보내실 줄 모르시기 때문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확인해보았습니다. 
"엄마 예쁘지"
그리고 어머니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지내 온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가끔 전화를 통해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최근에는 도서관이라는 핑계로, 수업이라는 이유로 전화를 받지 못한 적이 많았습니다.

모두 먼저 연락을 드리지 못한 제 탓이지만,

어머니께서는 아들의 공부를 방해하실까 미안했던지 문자를 배우셨나 봅니다.



어머니의 사진을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군에 입대할 때에도 어머니 사진은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부모님 사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니까요.

어쩌면 머리 속에서 어머니를 애써 잊으려고 했는지도 모릅니다.

어머니께서는 언제나 저를 위해 고생하셨기에, 
반면에 저는 훌륭한 아들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밝은 조명 아래 셀카가 아니었습니다.
화장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얼짱각도도 아니었습니다.


"엄마 예쁘지"
어머니께서는 결코 예쁘시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주름이 더 많아지셨고 흰머리도 늘어나셨습니다.

저는 일년이 지날 때마다 흘러가버리는 20대를 원망했습니다.

손가락으로 스물 다섯의 나이를 세었습니다.

그러나 무심코 지나간 세월 속에서 어머니의 주름은 세어보지 못했습니다.

어느 순간 어머니의 나이를 잊어버리고 말았지요.

조금은 늙어버린 어머니의 모습이 싫었습니다.

그러나 보통의 문자처럼 함부로 지워버릴 수 없었습니다.

 
"네, 예쁘세요!"
어머니께 답장을 보내드렸습니다 




"고맙다 열심히 해"

어머니께 곧 답장이 왔습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매일 밤 눈물로 진주를 만드시는 어머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애써 흐르는 눈물을 참아 봅니다.

문자 메시지 하나에 어머니의 마음이 내게 전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목이 매여 전화도 드릴 수 없었습니다.

조심스레 어머니의 포토메일을 보관함에 저장했습니다.

지난 어버이날에는 시골에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목소리만 전했드렸네요.

비오는 하루, 문득 시골에 계신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핸드폰에 저장된 어머니의 사진을 바라 봅니다.



내일은 어머니께 전화 대신
문자 메시지를 보내 볼 까 합니다
.

말로 다 하기에 부끄러웠던 다섯 글자.

 

사랑합니다.” 라고요.

Posted by 안상욱(hssw007@naver.com)
Twitter ID  안상욱(@hssw007)

따뜻한 삶,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하는 SKT 대학생 자원 봉사단 Sunny 블로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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