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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맞은 학생 자녀 도서관으로 보내라


BY 일필휴지 2010-07-16

 

  

저는 올해 52세의 필부입니다.

아들은 올해 초 취업에 성공하여 모 기업에 근무하고 있으며

딸은 역시도 올해 서울대를 졸업하고 현재는 대학원 진학준비를 하고 있지요.


선친의 타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당시의 아들 하나만으로 단산하고자 했었습니다.

이는 그 시절엔 정부 가족계획 근간이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것이었거든요.


그같은 정책에 부응하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었지만 당시에도

제 삶의 형편은 여전히 빈궁하기 짝이 없는 때문이기도 한 연유입니다.

그러다가 둘째인 딸을 낳게 된 건 선친께서 너무도 일찍

작고하시는 바람에 몰아친 헛헛함이 원인이었지요.


한데 이 딸이 우리 가족들에게 늘 웃음과 만족도

부족하여 언제나 묵직한 자부심까지를 줄곧 선사했지 뭡니까!

딱히 사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초등학교부터

고교 졸업 때까지도 전교 수석을 놓치지 않았던 딸이었습니다.


그 여세를 몰아 모든 고교생들의 로망이랄 수 있는 서울대를

장학생으로 합격하던 날, 저와 아내는 감격의 눈물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딸을 낳지 않았더라면 저와 아내는

어찌 그러한 기쁨을 언감생심 꿈이라도 꿀 수 있었겠습니까?!


저는 고작 초졸 학력의 무지렁이입니다.

이같은 불학(不學)에 ‘걸맞게’ 현재도 여전히

비정규직의 가파른 가시밭길만을 점철하고 있지요.


그러한 불학의 설움을 씻어낼 요량으로

재작년부터 사이버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고작 초졸 학력의 제가 이같은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음의

기반은 20 수년간 주말과 휴일이면 사랑방처럼

들락거렸던 도서관과 방대한 독서가 그 토양을 제공했습니다.


그 여세를 몰아 최근엔 모 문학회를 통하여 수필가로도 등단하기에 이르렀지요.

사이버대학에서는 다양한 공부를 배우는데

최근에 배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쿠바의

교육과 의료는 전부가 무료 시스템이란 것입니다.


미국의 여전한 경제봉쇄로 말미암아 쿠바의 경제는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함에도 국민의 제 1순위 화두인 교육과 의료는

지금도 무상이라는 현지 방문 동기생들의 증언에서

더 많은 걸 느끼게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한데 왜 우리나라는 그런 시스템이 연목구어일까요?

가히 살인적인 교육비 부담으로 말미암아 아이를

낳지 못 하겠다는 소리를 주변에서 자주 듣습니다.


자녀와 가족이 다다익선이라 함은 구태여의 사족입니다.

‘과거엔 개천에서 용 났다’고 했으나

이제는 이도 옛말로 치부되고 있는 시절이고요.


여하튼 인기 연예프로인 <세바퀴>의 고정멤버인 개그우먼 김지선씨를 보건대

자녀를 그야말로 ‘줄줄이 사탕’으로 낳으셨던 우리 어머니와 그 이전

세대들의 시각에서 보자면 ‘고작’ 네 명의 자녀이거늘 왜 그리도

그녀를 이 시대의 마치 ‘어떤 승자’로까지 부각하고 있는가

하며 오늘날의 이같은 현실에 대하여 혀를 차는 어르신들도 없지 않습니다.


아무튼 우리 사회가 여전히 교육과 의료, 그리고

주택난 등에서 기인한 생활고가 날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어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음은 주지의 사실이자 현실입니다.


쿠바는 의료의 수출로도 익히 유명세를 떨치는 국가입니다.

그 나라의 의료인들은 다른 나라의 거개 의사들처럼

돈을 많이 벌자고 혈안이 돼 있지 않았습니다.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한 이른바

엘리트는 쿠바의 가장 오지부터 근무하는 것이 상례이자 정석입니다.

이는 자신이 국가로부터 무료로 교육을 받은데 따른

감사 성격의 베풂이 그 연유라고 합니다.


현재로선 솔직히 우리나라가 쿠바의 그러한

시스템을 접목하고 따라간다는 것 역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여기엔 천문학적인 재원이 담보되는 까닭이죠.


하지만 이러한 발전적이고 가히 획기적이기까지

한 충격적 발상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과연 누구라서

우리 어머니 세대들처럼 아이를 많이 낳으려 할까요?


부처님께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일컬어 고해(苦海)라 하셨습니다.

근데 이 고통의 바다에서 가장 위안이 되는 대상이 바로 가족입니다.


그러므로 가족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식이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러한 상식마저 얼추 산산조각으로 깨지고 있습니다.


이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출산율이 그 뚜렷한 방증입니다.

아이(자녀)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건 상식임에도 아이를 안 낳(으려)는

풍토가 더 심해진 우리 사회는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이지 ‘재앙폭탄’에

함몰될 수도 있는 실로 위험한 국면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봅니다.


고로 의료는 몰라도 교육만큼이라도 시급한

대수술이 대단히 필요하다고 느끼는 바입니다.

결과론적이지만 과거의 정부 가족계획은 나무만 봤지 정작 숲은

간과하는 청맹과니 정책이 오늘날의 화를 불러들인 귀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고 정부가 광고하는 바람에

무지몽매했던 거개 국민들의 일반 가정에서는

결국 한 자녀만 낳아 ‘올인’해서 잘 키우자는 집들이 늘어났다는 것이죠.


그 결과 사교육비는 갈수록 상승했고 이에 따라

입시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절은 이와 함께 덩달아 매몰되었고요.

이같은 주장과 수치는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학업 성적과

비례한다는 자료에서 이미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음은 사족이겠습니다.


그러므로 사교육을 원천적으로 근절시키는 아이디어의 착근이 시급합니다.

주지하듯 우리 사회의 청년실업은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이같이 어두운 현상의 타개 방편으로라도 여름과

겨울방학 때만 한시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대학생 과외 멘토링을 연중무휴로 실시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합니다.


정교사 교육 공무원의 급여는 누구나 알듯 고 급여인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고 급여에는 근접지 못할지라도 아무튼

현재와 같이 대학생 과외 멘토링을 해 봤자, 그것도

방학 때만 한시적으로 하다 보면 때론 해당 학생의

활동비에도 모자라는 아이러니부터 타파해야 하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지금은 노인 1명을 위해 청년 7명이 세금을 내는 구조이지만

2050년에는 노인 1명을 위해 청년 1.5명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의 예견은 사실상 재앙의 서곡입니다.


이같은 비극을 막고자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율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돈이 많이 드는 사교육을 쿠바처럼 현직 교사와

대학생들이 나서서 해결하는 방법과 더불어 의료비의 지원에

있어서도 반드시 진일보한 정책의 도출이 시급하다고 여깁니다.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자녀는 행복의 화수분이란 건 누구나의 상식입니다.

또한 가족은 많을수록 좋은 법입니다.


이러한 상식을 견지하고 더욱 확대해 나가는 일, 즉 출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결혼 연령의 낮춤과 교육, 그리고

의료비 부담을 대폭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과 사회적 대타협이란

‘두 마리 토끼잡기’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끝으로 여름방학을 맞는(맞은) 초.중등의 학생이

있다손 치면 돈이 들어가는 사교육보다는

공짜인 도서관에 보내는 습관을 들이시라고 강력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딸이 서울대를 가고 제가 또한 현재 대학에 다니고 있는

저변과 저력은 바로 도서관의 힘이 불러온 것이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