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경험많은 사장님께서 술자리에서 해 주신 말,
'정부를 믿지 마라. 정부가 내놓은 시책 중엔 공무원의 전시행정을 위한 보여주기 식 정책과 책상머리 학자들에 의해 나온 현실성 없는 엉터리 정책도 많다. 특 히 중요한 것은 정책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대책은 유사 이례 나온 적이 없었다. 내가 선배로 감히 한 마디 하마. 알아서 생존해라 .'
처음엔 언뜻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KOSPI, KOSDAQ의 뒤를 이을거라던 프리보드라는 제3의 증권시장이 투자자와 기업을 농락한 사례나 개성공단 사업의 실패를 보면서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 었다.
가계부채 1,000조원, 정부의 유효적절한 시책이 나오길 바라는 바이지만, 어쩌면 뜬 구름 잡는 얘기들일 수도 있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정책이 나올 지도 모른다.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냉정한 이성이 아닐까 싶다.
1. 자영업, 소상공인은 결단이 필요한 때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의 비중이 어느 나라보다 높다. 한국 특유의 빠른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근면과 성실, 열정으로 성공을 이룬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이런 현 상은 계속되어 왔는지 모른다. 또한 내 힘으로 열심히 일해 정상적인 욕구의 표출이 만들어낸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1년 대한민국에서는 이것이 희망고문일 수도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우선 냉정하게 현재의 빚과 보유한 현금을 비교해 보자. 무엇보다도 내가 하고 있는 가게가 부채의 수준이 현재의 자산을 절대 넘어서면 안된다 . 상식적으로 생 각해도 가진 거 탈탈~ 털어서 빚을 못 갚는 수준이면 안된다는 것이다.
좀 더 전문적으로는 유동비율이라는 지표로 얘기를 하는데, 유동비율(%) = 유동자산/유동부채 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내가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 3천만원을 만들어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갖고 있는 현금과 예금 보험 등이 모두 합쳐서 6천만원이다. 이러면 아주 양호 한 것이다. 이런 경우에 구지 시절이 어수선하다고 지레 겁을 먹고 사업을 접을 필요는 없다.
유동비율(200%)=유동자산(6천만원)/유동부채(3천만원)로 매우 양호하기 때문이다.
반면 아래와 같은 경우라면 장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은행 빚은 5천만원인데 현금이랑 적금 모두 털어봐야 3천만원 밖에 안된다는 사람이라면,
유동비율(60%) = 유동자산(3천만원)/유동부채(5천만원)으로 빨간 불이 켜졌다고 보면 된다.
경기악화와 금리인상, 예상치 못한 악재 등에서 현재의 부채 수준이 내 목을 조여오는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유동비율이 100%~20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동비율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은행원들의 딱딱한 신용판단기준이라고 해서 Banker's credit이라고도 부른다.
이 마저도 어려운 설명이라면 더 단순하고 명쾌하게 분석해 보자. 지난 1년간 대출받은 금액에서 이자를 제외한 원금의 상환이 1원이라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자신의 사업마인드를 점검해야 한다. 쓸데 없이 낭비를 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죽어라 최선을 다했는지...
쓸데없는 낭비나 눈에 보이는 실수들이 원인이었다면 사업을 유지하면서 좀 더 노력하는 방향을 찾는게 좋겠지만, 죽어라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데 대출원금의 상황은 커녕 허겁지겁 이자 내기도 힘들었다면, 장사를 계속하기 보다는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낫겠다.
2. 직장인의 처세
월급쟁이에게 불경기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봉급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안정성이다. 월급을 업계평균보다 적게 받을 지라도, 무탈히 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이 라면 장땡이라는 것이다.
혹시 투잡하시는 분들 계시는가? 어쩌다 회식 같은 자리에서 월급도 박봉이고 쓸 곳도 많으니 투잡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누구에게 털어 놓은 적 있는가?
그런 경우라면 구조조정대상 0순위에 올라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어떤 관리자도, 지극히 관대해 보이는 경영자도 투잡하는 사람을 회사에 보탬이 될 인재라 생각하지 않는다.
투잡을 하는 이유가 만약 '돈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욕구였다면 당장 때려치우고 회사에 자신의 피끓는 충성을 보이는 것이 좋다.
그간 쌓인 빚이 너무 많아서와 같이 어쩔 수 없이 투잡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투잡을 한다는 건 나 이외의 누구도 알아서는 안된다.
정규직이라 하더라도 회사가 경영상의 긴박한 이유를 들어 해고를 단행한다면 그것은 합법한 해고로 인정된다.
3년 연속 적자와 자본잠식 등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중소기업에서는 정규직 직원을 해고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안된다는 것이다. 회사경영상의 긴박한 이유라고 인정되기 때문이다.
수년간의 경기 부진 속에서 중소기업들은 연속된 적자와 매출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해고와 구조조정은 정규직인 나에겐 아무 상관없다는 생각은 안일할 수 있 다.
이제는 주식투자를 한다고 PER, EPS, ROI를 따져가며 종목들을 살펴보는 시각을 자신의 회사로 돌려보라.
우리회사가 누적된 적자에도 불구하고 사장이 선산팔아서 회사에 투입한 자금으로 돌아가는 회사는 아닌지, 코딱지만한 월급인줄 알았는데, 복리후생비는 급여 에 3~4배쯤 되지는 않는지 말이다. 회사에서 내가 더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내 월급 걱정해서 당장 해야 할 것이고, 사장과 관 리자들의 뻥만 쌨지 회사는 이미 생존할 수 없는 상태라면 더 늦기전에 이직해야 할 것 이다.
월급 끊긴 실업자에게 대출 이자도 부담이겠지만, 연장되지 않는 대출은 끔직한 재앙이다.
3. 제2의 벤처열풍? 창업?
길게 얘기할 필요 없다. 하지 마시라.
기업의 창업, 특히 벤처기업과 같은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산업분야는 절대적으로 사회적 환경과 구조의 영향을 받는다.
제2의 벤처열풍과 창업에 ?를 둘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라.
http://www.ddanzi.com/ddanzi/blog/blog.php?blid=cleep&bno=4280
4. 합리적 소비가 경제의 버팀목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내가 돈을 안 쓰면, 앞집 슈퍼마켓이 문 닫고, 그 집에선 유일하게 취직한 슈퍼마켓 큰 딸이 가장이 된다.
내가 돈을 안 쓰면, 슈퍼마켓 큰 딸이 다니는 회사가 만드는 쪼만한 컴퓨터 주변기기가 안 팔리고 회사는 문 닫는다.
내가 돈을 안 쓰면, 내 동생이 용산상가에서 하던 컴퓨터 부품 가게가 문닫는다.
동생이 그러는데 요즘 몇 개 안되는 컴퓨터 주변기 국내 중소기업들이 다 문 닫아서, 해외에서 주변기기 수입할려면 몇 억은 있어야 된단다.
아, 귀여운 내 동생 이젠 착실히 살아서 장가가는 줄 알았더니, 빚만 많지 능력없다고 8년간 사귄 아가씨한테 차였단다.
꼭 필요한 소비마저 억제해서 숨을 쉬기 힘들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매면 나도 죽을 맛이지만 다~ 죽는다.
낭비는 악덕이지만 합리적인 소비는 미덕이다.
5. 불필요한 억측과 적대감은 사회적 합의를 막는다.
개인대출 1천조원 중 주택관련 대출은 400조란다.
어이구 집 있는 놈들이 2주택, 3주택 팔아먹으려고 지랄하다가 쌤통이다.
뭐, 농가부채를 탕감해? 세금으로 아 씨바. 왜 맨날 세금이야.
부화뇌동하지 마시라.
쓰레기 언론은 부화뇌동하는 독자의 클릭수로 먹고 산다.
또 사람들을 선동하는 데 재미 들려 이게 온라인 게임인지 커뮤니티인지도 모르고 혹세무민하는 족속들도 보아오지 않았는가?
Fact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다양한 종류의 시각을 접해보고 고민해 봐야 한다.
주택관련대출 400조에는 시장 앞에 PC방 사장이 가게 컴퓨터 바꿀려고 아파트 붙잡히고 대출받은 것도 있고, 철물점 김씨가 임대아파트 보증금 2천만원이 없어 서 은행에 꾼 돈이 들어 있기도 하다.
지켜주고 싶었던 내 가족과 친구, 이웃을 위해 칼을 들겠단 말인가?
우리 사회는 분명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의 해결은 광야에서 온 철인에 의해 단박에 해결될 만한 것들이 아니다.
이 문제들의 해결에는 불가피하게 많은 세금이 쓰여야 하고, 누군가는 사회적 대의를 위해서 피해를 감수하고 헌신할 필요까지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는 더 미룰 수 없고 국민적 합의 없이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대두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내가 그런 적 없는데, 난 그간 잘해 왔는데, 난 몰라 누가 알아서 하겠지. 하여간 죄다 씨발놈들...'
누군들 안 그럴까마는 얼울해도 어쩌랴. 대한민국이 한 팀인데...
울적한 글 써서 정말 미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