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있었던 이야기다.
큰아이 내외가 아침 일찍 새배를 하려고 집을 찾았다.
설날은 시어머님의 생일날이기도 하다.
시어머님의 생신상을 치우고 아이들이 새배를 했다.
"할머니 새해엔 건강하세요." 할머니께 용돈을 드린다.
"그래 너희들도 건강하고 올해엔 좋은 소식 있기를 바란다."하시며 봉투 하나를 내미신다.
봉투속을 보니 10만원이 들어 있다.
시어머님은 "지훈애미야 너도 새배해야지?"
"저도 새뱃돈 주시려구요?"
"그래 주마. 어디 니 새배 받아보자. 예쁘게 해보렴."
"아이들하고 똑같이 주시는건 아니시죠? 같으면 저 안해요."
"알았다. 어여 새배나 해봐."
"어머님 새해엔 건강하시고 교회 열심히 다니세요."
"그래 너도 건강해라."하시며 봉투 하나를 내미신다.
"어 아이들과 똑같잖아요. 더 주세요. 그렇지 않음 저 이거 안받을래요.제 새배 물러주세요."
"이그 젠 아이들보다 어리다니까."하시며 봉투 하나를 더 내미신다.
"얘 경희야 너 봤지? 나중에 너도 니 시어머니처럼 해라. 꼬옥"하며 웃으신다.
"너 나중에 나처럼하면 넌 죽음이야 알았지?"
그렇게 한바탕 웃었다.
우리집 새해엔 이렇게 웃으면서 새해 아침을 맞는다.
시아버님께서 형사 생활하시다 돌아가신 관계로 시어머님은 100여만원의 연금을 받으신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넉넉하게 용돈을 주신다.
새해가 되면 내게도 용돈을 주시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