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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기웅이에게


BY 고양동새댁이 2012-12-07

웅이에게

실은 하나도 기쁘지 않았어

설레지도, 행복하지도 않았어

결혼 한달만에 예기치 못한 임신소식!

그때 엄마는 아빠와 함께 결혼 대출금을 값기 위해 새로구한 직장에 막 다니던 참이었거든

하늘이 주신 생명이니 그래도 감사해야지 라는 생각을 채 하기도 전에 바로 입덧이 시작되었어

임신5주 그리고 입덧

29년을 살면서 가장 힘든 시기라고 생각했어

물이라도 한모금 먹었다하면 바로 변기통을 부여잡아야했고

집안에 있는 모든 음식은 다 버렸어

끝내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친정인 대구로 향했지

난 내 모성을 의심했어

내 가정환경을 핑계삼아

'대체 난 아이를 사랑하지도 않는데 왜 임신을 했을까?

내 부모조차 날 버렸는데 그런 내가 이 아이를 책임질 수 있을까?

늘 사랑에 굶주린 내게 베풀 사랑이라는게 존재할까?'

물론 입덧에 영향이 컸겠지만,

내 스스로의 자질에 부족함이 날 불안하게 하더구나 물론 아직도 그걸 완전히 떨치진 못했어

사랑이

그래서 니 태명을 난 사랑이 라고 지었었지

내가 갈망했던 '사랑' 그걸 너에게 주고 싶었어

너에게 내가 겪었던 가슴 아픈일은 겪게 하고 싶지가 않아

난 너를 인간대인간으로 따뜻한 사랑을 주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 우리 웅이가 이제 태어난지 67일

 

너를 품에 안고 있노라면,

 

힘들어했던 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을 잠깐이라도 했던 나스스로 너무 미안해 니가 측은해질 지경이다

 

젖주는지 알고 바둥바둥 다리를 굴리고 입을 쩝쩝대고 눈을 씽긋씽긋

 

이런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엄마가 더 잘할게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 웅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