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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홀릭 박 원순 시장 인터뷰


BY 미개인 2013-02-28

오늘 아침에...

마악 눈을 뜨고 화장실에 다녀와서 컴퓨터를 열고 메일을 확인하던 중...
평소엔 별로 눈길도 안 주던 광고성 이메일의 한 제목에 눈길이 갔다.
그리고 꼼꼼히 읽어봤다.
서울시장 출마 과정의 씁쓸한 기억 탓에,그리고 이후의 각종 잡음에 비호감이었던 그였지만,
그리고 당선 후 이내 민주당에 입당하는 모습을 보곤 비호감을 견지해 왔지만...
최근 들어 진정 시민을 위한 일들을 해내는 걸 보곤 살짝 흔들렸더랬는데...
그의 의외의 아름다운 철학에 반하게 됐다.
혹여나 공감해 주시는 분이 있다면 다행이겠고,
없어도 좋겠지만,
이 느낌을 나누고 싶어서 올려본다.
교보에서 그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이 글을 올리고 주문을 하련다.
내가 꼭 해보고 싶은 일을 해낸 그이기에...
조만간 은퇴를 하면,그의 ,여기 보이는 그의 모습을 따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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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수선한 가운데 서울의 시장이 바뀌었다. 새롭게 취임한 박원순 시장은 이전의 서울시장들과는 그 행보가 조금 다른 모습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적극 활용하며 시민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덕분에 그가 추진하는 서울의 행정이나 계획 등을 서울시민들은 보다 쉽게 알게 되었다. 또 이렇게 끊임없이 시민과 소통하는 모습은 뭔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일하는 시장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게 그저 겉으로 비춰지는 모습만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박원순 시장은 인권변호사와 '아름다운 재단'에서 활동 할 당시에도 일 많이 하기로 소문난 워커홀릭이었다. 그리고 지금 서울시청은 박원순 시장 덕분에 늘어난 업무량이 상당하다는 공무원들의 푸념이 적지 않다는 소문이다. 뭐 덕분에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진다면 다행이지만 역시 윗사람이 부지런하면 아랫사람이 힘들다는 옛말이 틀린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이 부지런한 시장이 언제 또 준비했는지 책을 출간하였다. 『희망을 걷다』라는 제목의 책은 작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시기 그가 마음의 준비와 결정을 하기 위해 떠났던 49일간의 백두대간 종주기를 담았다.
 
책은 희망일기라는 소제목들로 엮여있는데 박원순 시장이 산행을 하며 틈틈이 적은 기록들의 묶음이다. 산행을 하며 겪었던 자잘한 일들, 사건 사고, 저자의 생각들이 빼곡히 담겨 있다. 책을 읽어보면 언제나 사람 좋은 웃음으로 편안해 보이는 박원순 시장의 그 속마음이 얼마나 단단한지, 또 일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지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그런 그와 직접 만나 그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보고 싶었지만 역시 너무나 바쁜 시장님이기에 도저히 시간을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아쉽지만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여기 그와의 이야기를 전한다.
 
* 작년 겨울부터 여러 차례 인터뷰 요청과 기회를 엿봤지만 도저히 만날 수 없을 만큼 바쁜 시장님이었다는 것을 밝힘. 다음에는 부디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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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교보문고 독자분들을 위해 인사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원순입니다. 걷기 좋은 계절 봄이 오고 있네요. 서울에 걷기 좋은 길이 많고 특히 한양 성곽길은 시민 여러분께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길입니다. 초행에는 하루에 다 걷기에는 무리이실 수도 있는데요. 본격적인 봄이 되면 너무 욕심 내지 마시고 꼭 걸어보시기를 바랍니다. 같은 서울도 참 다르게 보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서울의 어디가 자랑이고 아픔인지 종합적이면서도 참신한 시각을 갖게 하여 줍니다. 그렇게 ‘서울’이라는 ‘공간’과 내가 사는 ‘시대’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자신에 대한 따뜻한 객관화랄까? 애정 어린 통찰이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그렇게 또 스스로 삶에 대한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고요. 사는 일과 걷는 것은 참 닮았습니다. 올 봄엔 많이들 걸으셨으면 합니다. 서울도 더욱 걷기 좋은 도시, 걷는 도시로 변모해 나갈 것이고요. 제가 너무 인사를 길게 했나요? (웃음)
 
이번에 『희망을 걷다』라는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어떤 책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희망을 걷다>는 걷기에 대한 제 산문집이자 걷기에 대한 나름의 인문학서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 각자는, 또 오늘날 사회는 누구라도 초조해지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초조함에 제풀에 지치기 쉬운 삶이지요. 그래서 작년과 올 한 해 사람들은 ‘치유’, ‘힐링’에 목말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걸어본 사람은 압니다. 결국 위로는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걸 말입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위로가 걷기입니다. 사람이 걸어야 합니다. 살아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걷는 그 길 위에 만남이 있습니다.세상과의 만남, 타인과의 만남, 나 자신과의 만남. 한 십 여 년 되었지요? 국내에서도 브라질 작가의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이 연이어 사랑을 받으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이 주는 힘과 상징성을 국내의 많은 독자들이 직간접적으로 파악하게 되었는데요. 저는 우리가, 우리 국민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순례길이 <백두대간>이라 생각합니다. 상상해보십시오. 백두대간 위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이 내 발등을 적시는데 그 빗물이 오른쪽으로 떨어지면 낙동강, 왼쪽으로 떨어지면 금강이 됩니다. 그건 그곳에 선 사람이라면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의 발등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백두대간을 걷는 그 누구의 고단한 발걸음도 모두 귀하고 평등합니다. 그렇게 이 땅과 합일이 되고 내가 여기 왜 서있는 지, 왜 사는 지 몸으로 깨닫게 되는 찬란한 감동이 내밀하게 내 것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경험의 과정들을 담았습니다. 제가 스스로에게 새기기 위해 틈틈이 기록한 것인데, 잊지 않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공유’이더군요. 그렇게 나온 책입니다.
 
무슨 계기로 이렇게 책을 출간하게 되셨는지?
 
혹시 ‘공유 도시 서울’이라는 서울이 나아갈 바를 아시나요? 제가 발표했던 서울의 혁신관련 정책인데요. 도시는 본래 공유의 플랫폼입니다. 인류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모여 사는 이유는 ‘공유’하기 위해서지요. ‘교통’, ‘상하수도’와 같은 1차적인 기반 시설 공유부터 ‘자동차’, ‘주차장’ 공유를 지나 정보와 지식과 같은 3차의 공유까지 가능한 시공간이 도시입니다. 그만큼 ‘공유’에 대한 제 꿈이 큰데요. 아마 이 책을 출간한 이유도 백두대간이라는 시공간과 그 곳에서 제가 찾은 ‘희망’을 여러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까닭이 제일 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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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월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하셨습니다. 그 때의 심정은? 왜 그런 여정을 시작하셨나요?
 
제 자신의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다음 길은 무엇인지 가장 자연스러운 소명이랄까, 스스로 답을 찾아야 했지요. 처음 출발할 때만 해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가장 컸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살아온 길이 공익적인 일의 연속이었으니까요. 그 선에서 생각이 연장되었겠지요. 그 때도 제 희망은 어찌 되었든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세상이 너무 강팍하니까요. 어떻게 하면 사회적 경제, 따뜻한 경제가 가능할 것인가. 공동체 회복을 통해 우리의 삶의 질을 회복하고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이런 생각들이 속에 가득했습니다. 그 생각을 잘 발전시키고 정리하여 답을 찾고자 시작한 여정이었습니다.
 
49일 동안 여정을 하셨다고 했는데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으셨는지?
 
왜 없었겠습니까. 저뿐만 아니라 동행한 ‘다섯 손가락’ 동료 모두 스스로에게 수 십 번은 되물었습니다. ‘내가 여기 왜 있지?,‘ 왜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지? (웃음)
 
길고 힘든 여정인 만큼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매 순간이 새롭지요. 산 속에 다 있습니다. 개인사의 회자정리부터 사회적 개념들까지. 우리가 지리를 배우고 역사를 배웠지만 백두대간을 걸어보면 내 발로, 몸으로 배우게 됩니다. 길이 없던 곳에 몸으로 길을 냈던 신라사람, 고구려사람, 백제 사람을 시간을 뛰어넘어 사귀고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땅, 국토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되는 것. 모든 순간을 다 합친다면 이것이 가장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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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종주를 마치고 많은 것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여행 중 어떤 생각을 주로 하셨는지? 또 여정을 끝내는 순간 들었던 기분은?
 
그 때는 상황이 회오리처럼 몰아쳐서 기분을 느끼거나 할 틈이 없었습니다. 아시잖아요. 덥수룩하니 수염도 못 깎고 한걸음에 움직여야 했던 시간들을요. (웃음) 하지만 실은 그 어느때보다도 생생한 기억들입니다. 저는 세상에서 가능한 벗어나 제 자신 마주하려고 산에 들어갔습니다. 함께 걸을 수는 있어도 누구도 자신의 걸음을 대신 걸어줄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러니까 초등학교 때 싸웠던 친구 생각도 크게 다가오고, 그 친구한테 정말 미안했는데 말이죠, 돌이켜보니 사과할 방법이 없는 거예요. 그리고 마주할 미래까지 곁에 와서 서있고 말입니다. 그런데 결국은 세상을 벗어날 방법이 없더라고요. 8월초였을 겁니다. 속리산 천황봉에서 비가 내리는데 그 비가 그냥 비가 아니더라고요. 눈물이었습니다. 파괴되는 우리 산하와 상처 입은 대자연, 힘들고 아픈 국민들이 흘리는 눈물이었습니다. 그 빗소리를 들으며 하염없이 맞았던 그 비, 그 당시의 기분이 - 기분이라는 표현이 적당할까요? - 아직도 잊히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8월 말 경에 정치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지요.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그리고 희망제작소까지 많은 일들을 벌이시고 하셨는데요. 그런 일들을 벌일 수 있는 원동력은?
 
‘재미’죠. 저는 ‘재미’있는 것에 ‘집착’합니다. 남들이 다 하는 일은 ‘재미’가 없잖아요. 저는 ‘재미’가 있는 찾아 열정을 다하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는 일은 저 혼자 좋은 일이 아니었습니다. 같이 좋아야 진정한 의미의 ‘재미있는 일’, ‘좋은’ 일이더라고요.
 
'아름다움' 이라는 단어와 '희망' 이라는 단어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시장님에게 아름다움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아름다움’이란 ‘아름다움’이지요. 그 자체. 모든 단어들이 자체의 오롯한 생명력을 갖고 있지만 특히 ‘아름다움’이나 ‘용기’, ‘희망’ 같은 것들은 그 단어만으로도 생생함이 충분합니다. 쓰이는 용처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편적으로 담고 있는 진리나 힘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굳이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제게 갖는 의미를 돌이켜보자면 실천적인 의미가 강합니다. (아름답게) 행동하라’ 인 것이지요. <아름다운 재단>의 경우도 돈을 아름답게 쓸 수 있다는 명제를 우리 사회에 던지고 그 파장으로 아름다운 움직임들을 만들어내고자 한 ‘행동’의 의미가 컸습니다. 돈은 때로는 더럽고 불행을 가져올 수 있지만 어떠한 신념으로 ‘아름답게 행동한다’면 돈으로도 삶을 아름답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가 확인하기를 원했습니다. <희망 제작소>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우리의 생은 약하고 너무나 쉽게 절망에 휩싸이곤 하는데 그럴 때 희망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사회나 공동체는 개인의 희망을 위해, 개인의 희망은 사회와 공동체를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끝에 영어의 ‘make hope’를 떠올렸습니다. ‘희망을 만들다’ 라니. 우리도 충분히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졌고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게는 ‘아름다움’이 ‘행동’의 의미인 듯합니다. ‘행동하라’ (웃음)
 
시장님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시청 직원들이 힘들어 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런 소문은 들어 보신 적이 있는지?
 
물론 사방에서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자제하고 있고 또 우리 직원들에게 휴가는 정말 꼼꼼하게 챙겨드립니다. 그래서 저를 좋아하는 직원들도 많습니다. 그런 소문은 못 들어보셨나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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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니 산행 중 있었던 소소한 일들이나 보고 느낀 점이 꽤나 상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산행 중 틈틈이 글을 쓰신 건지? 집필은 언제 하셨나요?
 
, 제가 틈틈이 썼습니다. 메모를 해두었다가 몇 박 후에 산에서 내려와 민박을 할 때면 글을 정리하였습니다.
 
책을 보면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그 다짐과 시작의 순간이 적혀 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하셨는지? 그리고 시장으로 지낸 지난 일 년을 돌이켜 보신다면?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시대의 눈물같은 비를 맞으며 고민이 더 깊어졌습니다. ‘이렇게 역행하는 시대를 외면해도 되는 것인가’라는 아픔이 커져갔지요. 그 무렵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결정되었습니다. 마치 멀리서 쏜 화살처럼 수많은 편지들과 소중한 사람들의 뜻이 제게 날아와 꽂혔습니다. 외면해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시대의 요청을 몰라라 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일만을 좇는 것은 죄를 짓는 느낌이었죠. 그렇게 정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장으로 지낸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글쎄요, 많이 아쉽고 또 우리 시민 여러분, 우리 서울시 가족들이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남은 시간, 이제 더 본격적으로 열심히 일 할 생각입니다.
 
늘 새로운 도전으로 주위를 놀라게 하셨습니다. 또 주위를 놀라게 할 만한 새로운 도전이 있으신지? 앞으로의 계획은?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저는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서 일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거에, 과거보다는 현재에 집착하는 편입니다. 역사를 배우고 기록하고 현재를 통찰하고 혁신하는 일에 훨씬 더 큰 흥미를 갖고 있습니다. 제가 새로운 도전을 했던 것들은 계획한 것이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다가온 일들이지요. 앞으로의 계획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날이 더 따뜻해지고 봄이 찾아오면 꼭 걸으십시오. 백두대간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서울이 걷기에 점점 더 좋은 도시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