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는 죽음에 앞서서 여러 차례 죽지만, 용기 있는 자는 한 번밖에 죽지 않는다.
--세익스피어--
죽는 것이 과연 두려운 것인가?
그걸 겁내며 죽기 전에 죽음에 상응한 상황을 수없이 겪는 겁쟁이보단,
차라리 기왕지사 죽을 것, 미련없이 맞이하며 장렬하게 전사하듯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
비겁하게 바둥거리며 죽지 않으려 기를 쓰는 것은
그동안 살아온 삶이 제아무리 근사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빛을 바래게 하는 짓 아닐까?
우린 누구나 다 죽게 생겨먹은 인간일 뿐인데...
발악하듯,구걸하듯 추하게 즉어가는 사람들을 보는 마음이 많이 안타깝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저만치의 죽음을 향해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생각해왔다.
태어나면서 출발을 하고,죽으면서 승리의 테이프를 끊는 마라톤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마라톤에선 누구보다 빨리 결승 테이프를 끊고 싶어하면서 ,인생의 승리의 테이프는 왜 늦게 끊고 싶어할까?
예닐곱 살이었던 큰 딸이 108 세인가 하는 노파의 스토리를 보면서 읖조리듯 한 말...
"저 할머니는 지루하지도 않나?"^*^
오래 살려고 지나칠 정도로 몸을 사리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빨리 갈 수도 있는데...
피튀기게 열심히 살아가면 더욱 건강하게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다가
결승점을 통과하는 마라토너처럼 박수를 받으며 맺을 수 있지 않을까?
必死卽生 必生卽死라고 하지 않는가?
제발 몸사리며 구질구질 오래 살고파하는 추한 인생은 살지 말자.
난 죽기 전에 씨디나 비디오로 유언장을 제작해두고 싶어했다.
장례를 치르게 되면 찾아오는 사람들이 머무는 자리에 텔레비전을 놓고 틀어주라고...
'...전 마라토너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이제 마악 결승점을 통과한 것이니 박수치며 축하 좀 해 주세요...'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사실 혼자가 되고 난 지금은 그마저도 접고 알았지만...
2001년에 장기기증 서약을 했기때문에 ,
장기와 안구,시신까지 모두 기증을 한 것인데, 자연사를 하거나 사고사를 하게 되면,혹시 뇌사상태에 빠지면
누군가가 신원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나의 지갑을 꺼내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장기기증 등록증을 넣어두었다.
죽거나 뇌사상태에 빠지면 바로 기중절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고도 죽지 못하면서 무안을 당해본 기억이 있기에 스스로 일을 저지르고 싶은 생각은 이젠 없다.
하지만 때가 돼서 죽게 되면 연명을 위한 몸부림은 절대로 하지 않고 나눠주고 가고 싶다.
지금도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달 정도로 부지런히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죽기 전에 거듭 죽어대는 비겁한 사람의 행태는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당당하게 죽을 수 있는 용기를 갖춰가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두려움은 사람을 추하게 만든다.용기있게 살면서 당당하자!
그리고 일펼생 잘 빌려쓰고 가는 육체,가능하면 나누고 깨끗이 사라지는 게 좋지 않을까?
장기,안구,조직,시신까지 말끔하게 기증하고 간다면 나누는 인생의 클라이막스가 황홀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