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힘으로 악을 구별하여 선을 행할 수 있다면, 진정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세네카--
고3 때였던 것 같은데...
당시 담임 선생님께서 이제부터 너희는 사회로 나가는 것과 같다며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고,
그러기 위해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올바른 관(觀)을 정립하거라 하셨다.
인생관,가치관처럼 인생철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이다.
공부는 이미 포기한 마당이었기에 저런 말씀이 잘 들렸던 듯...
바로 사회에 나와서 자리를 잡으려 몸부림을 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똘망똘망한 어린 사회인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선배들이 좋은 말을 많이도 들려줬던 것 같다.
그러다 소울 메이트랄 만한 친구도 만났고,다양한 분야의 탁월한 인격자들도 만났다.
그러면서 점차 다시 책을 들기 시작했고,그러면서 인생관,가치관,행동철학,이성관...
관을 갖춰가기 시작했었고,그것들을 다듬어 가고 있었다.
天上天下 唯我獨尊,樂而不淫,少慾知足,盡人事待天命,家和萬事成 등을 나의 관으로 선택하고,
곱씹고 또 곱씹어 소화를 시키며 나만의 방식으로 다듬어 온 것 같다.
편지에도 쓰고,명상을 하듯 화두를 놓고 오랫동안 사색도 했고,토론을 하는 자리에 주제로 내놓고 의견을 청취했고,
다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씹어서 소화시키길 수없이 했다.
지금도 하고 있다.
그렇게 선과 악을 구분하는 기준을 설정하고,선을 행하며 악은 가급적 피하려 애쓰며 살아왔지만,
여전히 미숙하고 실수 투성이 인생이다.
하지만 대학진학도 하지 않았고 ,늘 먹고 사느라 고생을 한 사람치고 어느 정도는 생각을 할 줄 알게는 된 것 같다.
여전히 악의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고 싶은 나약함을 어쩌지 못하고 있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선의 길을 못본 척 외면하려하고 있다.
혼자가 되고 나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지만,
아직도 사상적 혼란을 겪으며 자유를 만끽하지 못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라니...
화두를 잡고 참선이라도 해야할까?
불편한 다리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에라도 심취해야 할까?
과연 우리가 몰라서 못하는 것일까?
알면서도 안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나쁜 짓이라는데...
스스로 구별을 할 줄은 알되, 실천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극악무도한 행태가 아닐런지...
그러다보니 늘 불안하고,초조한 것은 아닐런지...
지금껏 자유를 싫다하는 사람은 못 만나본 것 같다.
하지만 그 자유를 얻기 위해 선악구분 능력을 키우고 ,
그것을 실생활에 적용하며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는 걸 몰라서일까?
자유가 좋긴 한데,귀찮아서 누리기는 포기하고 싶은 걸까?
미개인 너는?
다음 블로그 '미개인의 세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