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귀중한 사랑의 가치는 희생과 헌신이다.
--그라시안--
사랑에는 에피투미아,에로스,아가페의 세 종류가 있다고 들은 것 같다.
받기만 하는 사랑,주고 받는 사랑,주기만 하는 사랑의 뜻으로 풀면 될까?
아기가 어머니에게서 받기만 하는 식의 유치하고 이기적인 사랑을 에피투미아,
연인 관계의 사이에 주고 받는 식의 공평무사를 꿈꾸는 사랑,
어머니가 당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베풀기만 하는 신적인 사랑.
기억력의 한계를 깨닫곤 하는 요즘 들어서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혹여라도 정확한 뜻을 아는 이가 있으면 새겨서 들어주고,모르면 내 식으로 알아듣겠지...
그런데 요즘은 이 셋 중 가장 유치하고 이기적인 에피투미아 형의 사랑만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기들이야 제 몸 조차 제대로 가누기가 힘든 형편인지라 어쩔 수 없달 수 있겠으나,
어찌보면 그들 아기들도 순수한 미소를 주며 부모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니 에로스 형 사랑을 한다고 봐도 좋을텐데...
오히려 어른들에게서 ,적어도 에로스나 아가페 형의 사랑을 해야 할 어른들에게서 자주 에피투미아를 보는 기분이라니...
잉태를 하고 불편한 몸을 조심해가며 키워주고,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밤잠을 설치기 일쑤고
먹고 입는 것을 아껴가며 ,당신들처럼은 키우고 싶지 않아서 최고로 가르치고 싶어했던 덕분에,
똑똑하게 잘 자라서 분가까지 했건만,
이제 받은 것의 십분의 일이라도,백분의 일이라도 보답을 해야 할 자식들이,
부모의 은공은 까맣게 잊고,자신보다 무식한 부모들을 무시하고 부끄러워하기까지 해가며 방기하듯 외면하고,
심지어는 현대판 고려장을 치루는 이 배은망덕은...무지의 소치인데...
그들 역시 그들을 보고 자란 자식들에게 똑같은 취급을 받을 걸 모르고 ...
오히려 더욱 분명하게 가르치려는 듯 , 자식들이 해야 할 고려장을 보여주는 데 여념이 없으니...
남녀간의 사랑에 있어서도 ...
무조건, 자기를 처음 만나서 설렐 때처럼 자기만 사랑해 달라며 치근덕대고 징징거리는 사람들 뿐이니...
자신의 행동은 생각지도 않고, 자기를 사랑해주지 않는다며 상대를 탓하며 싸움을 해대고들 있으니...
집단적 멘탈붕괴의 늪에 빠져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인 세상을 향해 치닫고 있다.
심지어는 남자는 여자 모두를 원망하고,여자는 남자 모두를 짐승취급하며 원망하고 증오하니...
모두가 남들은 그럴지 몰라도 나는 절대 아니라며 도리질을 하고들 있지만,
제3자의 입장이 돼 보면 모두가 오십보 백보인데...
그나마 부모자식간이,부부나 연인 사이에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어느 정도의 필요가 닿고 있다는 것인데,
그나마 필요마저 없어지고 나면 휑~하니 돌아서 버리고 관계를 파괴시켜 버리고 마는 ...
짐승만도 못한 본능 이하의 메마른 가슴을 붙안고 살아가는 기계적인 관계만이 살아 남을 것을 생각하면...
기계가 잘 돌아가면 애지중지 하지만 어느 부품 하나가 망가지면 가차없이 쓰레기통이나 용광로에 넣어버리고 마는,
삭막하기만 한 기계적인 관계가 차고 넘치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미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며 자신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고 있으니...
다르다는 말과 틀리다는 말을 이음동의어쯤으로 혼돈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말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던데...
"너와 나는 다르게 생겼어"라는 말을 "너와 나는 틀리게 생겼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시중에서도 방송에서도 흔하게 보고 있다.
그런 말의 그름을 지적하면 까탈스럽고 꼬장꼬장한 꼰대 취급을 해버리고 마는 형국이라면 할 말 다했다.
부모자식 간에도,부부나 연인 사이에서도,이웃간에도 아가페형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 세상이 오길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면서 어리석기만한 꼰대의 치기어린 상념일까?
물질적인 발전이나 개혁에 앞서,정신개혁이 이뤄져야 할텐데...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고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희생하고 헌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텐데...
당장은 손해보는 듯 살아가는 것이 ,긴 안목에선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삶일텐데...
한 치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무지몽매가 참으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