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그렇게 덥더니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못해 싸늘한 느낌이 돌며 어느덧 가을이다.
눈을 감았다 뜨면 시간이 저만치 흘러가는 느낌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일성여자중고등학교는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데 늦게나마 배우겠다는 만학도들을 위한 학교이다.
어린 청소년에서부터 70세 넘으신 분들까지 모두들 하루도 빠짐없이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와서 눈빛을 반짝이며 앉아 계신다. 오늘은 선생님이 무엇을 가르쳐주실까 하고, 그러니 젊다면 젊은 내가 무슨 힘들다는 생각을 할 수 있으며 아프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요즘 내가 가르치는 학생 중에 한 분이 학교엘 못 오고 있다. 암이란다.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들며 마음이 쓰라렸다.
수업 때 가장 앞에 앉아서 잘못 쓰는 한자라도 한 글자 한 글자 물어가면서 얼마나 열심히 수업을 하셨는데 암이라니....
한달 정도 치료때문에 못 나오셨는데 요즘에는 학교는 나오신다.
어제도 특활수업하는데 나오셔서 열심히 수업듣고 인사까지 하고 가셨다.
힘드실텐데 중학교 졸업장을 꼭 받고 싶다고 하시니 그 열정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 학교에는 이렇게 배움에 열정을 가지신 분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 분들을 대할 때마다 존경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나이도 초월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 우리 일성여자중고등학교 모든 만학도분들을 위해 응원해주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