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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놈을 데리고 슈퍼를 다녀왔어요
유모차를 뒤따라 오는 큰녀석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입니다
슬슬 잠이 오는 모양이예요
뿌야 졸립니? 하니
고래를 절래 절래 저으며 눈을 동그랗게 뜨네요
제가 집에 가서 자라고 할까봐
하는 행동인거죠
마트를 다 보고
아스크림을 하나 쥐어주니
엄마도 하나 먹으랍니다
안먹는다 했는데 굳이 엄마도 같이 먹자며
자기것과 같은걸 쥐어 주네요 ^^ 녀석...
계산을 하고 아까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걸어 갑니다....
나야 주말동안 먹을 이것 저것을 고르고 보느냐 그렇다 해도
큰녀석... 슈퍼 가는게 뭐가 재미있겠어요
그냥 아이스 크림 하나 얻어 먹는 재미에
가는거겠죠
그늘을 지나 볕으로 나가니 짤막한 그림자 2개가 나옵니다
우와~~ 그림자네~ 엄마 도망가 내가 잡을께~`
그림자 만으로도 놀잇거릴 만들어 내는 녀석...
잡힐만 하면 슝~ 빨리 걷고
잡힐만 하면 슝~ 빨리 걷고 ...
꺄르르르~ 웃는 녀석때문에 내가 더 신이 납니다,,,
그러다 너무 빨리 뛴 나때문에 넘어진 녀석..
콘크리트 바닥에 철퍼덕 소리가 나도록 엎어져
엄마 아파.. ㅜ.ㅜ 하며 찡그리며 일어납니다.
괜찮니 하니 하나도 안아파.. 하는데 무릎에선 피가 나네요..
피를 보더니 .. 앙 울어버리는 큰녀석..
에구,,, 내가 얼마나 애를 그동안 다그쳤으면
넘어 졌다고 또 혼날까봐 안아프다며 애써 참는지...
한짐 가득 실은 유모차를 한손으로 밀고
17키로가 넘는 큰넘을 다른 한 손으로 들어 집까지 걸어 왔네요
어깨는 빠질것 같은데...
피 나는 무릎을 한 녀석에게 걸어가라고 매정하게 말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집에와 손과 발을 씻기고 약을 발라줬습니다.
괜찮아? 약발랐어 금방 나을꺼야.. 하니...
엄마 배고파,, 합니다.
그러고 보니 나 배 안고프다고
지금까지 큰녀석 8시에 밥 먹이고는 여태 굶겼네요..
아침밥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곤 해 놔야지 했는데
나 귀찮다고.. 그 밥통을 그대로 두었네요..
미안한 마음에.. 메추리알 조림을 하려고 삶고 있던 알을 꺼내
하나 먹였어요.. 음~ 맛있다..
마니 마니 주세요.....
8개쯤 먹었을까요? 저 어린거... 많이도 안먹는데....
뭐가 그리 귀찮고 힘들다고.. 밥도 안먹이고...
이시간까지... 두었는지...
둘째 녀석 젖을 주느냐 잠시 아이를 챙기지 못했네요..
뭐하나 들여다 보니 쇼파에서 잠이 들어있습니다.
혼자...
동생 젖주는데 졸린 눈 부비며 혼자 그리 잠이 들었네요...
얇은 이불이라도 덮어줘야지 하며
다가갔는데... 손에 뭔가 꼭 쥐고 있네요..
펴보니 티슈 한장,,,
심심했는지 티슈 한장 꺼내 길게 길게 찢어 놨더라구요..
근데 그걸... 또 지져분하게 해놨다고 혼날까 그랬는지
모두 모아 그 작은 손에 한가득 쥐고 잠을 잡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된나...
아이는 시간 속에 점점 커서 이렇듯 내 생각 하며 하나 하나 행동하는데
나는 거꾸로 시간이 갈 수록 그 아일 내게서 조금씩 조금씩
밀어 내고 있는것 같아
가슴이 아프네요...
의지할 동생을 만들어 주마고..
너를 위한 거라며 이야기 하던 동생을 낳은 뒤로....
동생 때문에
동생이 있어서
동생이 어리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제게서 큰아일.... 소홀히 했네요..
이제 서른 세달을 살고 있는 작은 녀석인데 말이예요...
하늘은 보니 눈이 부십니다,...
그래서 인지 눈에 눈물이 자꾸 흐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