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쉽게 변하기에 더욱 사랑해야 합니다.
--서머셋 몸(레드)--
사랑은 변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결혼까지 하고 가정을 이룬 사이에선 변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변한 사랑을 붙안고 아파하는 가정은 구성원들의 노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더랬다.
사랑해서 결혼을 하기도 했지만 사랑하기 위해서 결혼을 하자고 생각하고 한 결혼이었다.
자식들을 낳고 키우며 사랑으로 빛내주면서 나의,사랑의 결핍으로 인한 불행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달만치 가족들을 사랑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생각이었던 듯,나를 제외한 나머지 식구들은 힘들어했고,괴로워했다.
지나치단다.
그래서 이혼을 하고 놔 줬다.
온 세상을 다 잃은 듯 모든 것이 무의미해졌고,왜 살아야 하는지도 의문스럽기만 했고,슬픔에 젖어 비통해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을 즈음,한 선배로부터 남자의 늦바람은 정말 무섭다는 소리를 들었다.
호기심쯤은 결혼하기 전에 모두 충족시키고 나서 결혼하고 나면 가정에만 충실하라고 말해줬다.
어려서부터 화목한 가정의 가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나에겐 진리에 가까운 말이었고,
그대로 하려고 무진 애를 썼었다.
잘 생기지도 못한 내가 연애박사 소리를 들을 정도로 다양한 여자친구들을 사귀며 호기심을 해소해갔다.
지금 생각하면 나 스스로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여성편력이 대단했었다.
그러다 2세 욕심이 생겨 방황을 그만두기로 하고 결혼을 위해 모색을 하던 중 ,
컴퓨터 통신으로 만난 썩 괜찮은 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하고 결혼도 했다.
이내 아이가 생기고,연년생으로 또 생겨서 정신없이 사랑을 한다고 한 것이었는데,
그리고 난 한 번 내뱉은 약속은 꼭 지키는 편이라 ,연애할 때의 약속을 최대한 지키려 애쓰느라
남들의 눈엔 치열하달만치 열심히 살았는데,
집착이란다.편집증 환자냐며 질문을 해 온다.
나의 행동철학이 樂而不淫이라고,
즐겨라,삶을,철저히 즐겨라!하지만 빠지지 말아라,집착하지 말자며 나름대로 변칙해석을 해서 간직하며 행동철학 삼았더랬는데,
집착이란다.편집증이란다.
하지만 나 나름대론 최선의 사랑이라며 나자신을 괴롭혀가면서까지 사랑에 몰두한 것이었는데...
슬펐지만,어쩌랴!
그렇게 혼자가 되고나서 깨달은 것은 무엇보다 우선해야 했을 스스로를 사랑하는 데 지나치게 인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스로를 재촉하고 학대해가면서 왜 이것밖에 못하느냐며 박차를 가해오다보니 ,
그런 나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의 마음이 편칠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그때까지 단 한 번도 나 자신을 사랑해 본 적이 없음을 깨닫게 됐다.
절름발이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에피투미아도,에로스도 ,아가페도 아닌 절름발이 사랑이었던 것이다.
후회 하느냐고?
천만에...후회는 커녕 그렇게 자신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사랑에 몰두할 수 있었던 내가 자랑스럽다.
받는 사람이야 어찌 생각했든,나로선 숭고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했던 것이다.
그럼 됐지 뭐~
이젠 남은 반생을 나 자신을 철저히 사랑하며 살기로 했다.
게으름도 피워보고,하고 싶었던 일도 힘닿는 데 까지 원없이 해보고,의미있는 일도 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만사가 귀찮아지면 캠핑카 하나 꾸며서 방랑이나 하면서 지내보련다.
그동안 수고한 나 자신을 편히 쉬게 하면서,그러나 따분하지 않을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의미도 추구해가며
적어도 남의 손가락질을 받는 일은 없도록 적당한 긴장을 견지해가며 나를 사랑해가기로 한 것이다.
그러다 내가 좋아서 나선 길바닥에서 방랑하다가 노상객사를 하는 것이 꿈이다.
그러면 누군가 지나가던 사람이 나의 연락처를 알아내느라 지갑을 뒤적여 장기기증 서약을 한 사실을 발견하고,
장기기증 본부에 연락해서 시신을 거두어 가 쓸만한 것은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눠주고,
그 외의 것은 실험용으로 쓸만큼 쓰다가 태워 없애주겠지.
조금이라도 쓰다가 남은 것이 있다면 사회의 약자들에게 조금씩이라도 나눠주도록 미리 준비해 둘 것이다.
방법은 찾아봐야겠지...
이미 기부하고 있는 곳들에 '나 죽거든...'하면서 희사 예약을 해 놓거나,아님 기관 등에 미리 약속을 해두고 싶다.
나를 사랑하는 이 마음만은 변치 말아야지....
자신있다.
'인간의 굴레'를 쓴 작가였던가?
서머셋 몸...사회생활 초년 시절 우연히 사들곤 아주 감명깊게 읽었던 것 같은데,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그는 훌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말이 모두 옳지만은 않았다는 걸,스스로에의 사랑만큼은 그닥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말리라.^*^
하지만 나 아닌 누군가에의 사랑은 설사 그들이 가족일지라도,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라 할지라도 쉽게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랑 때문에 황홀해하기 보단 아파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지 않은가?
참 이상도 하지...
여튼 그럴 때마다 위 말을 기억하며,나의 사랑이 부족해서 그럴 것이다 생각하며 더욱 사랑해보자.
밑져야 본전 아닌가 말이다.
사랑하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힘이 드는 것도 아닌데...
마음 하나 고쳐먹고,말 한마디 듣고 싶어하는 걸로 골라서 해주면 되는데 뭐~
사랑박사들이 많아지면 정말 좋겠다.
슬쩍 엿본 나의 딸도 연애중이라며 남자친구의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구나.
그래,원없이 사랑해보렴!
그러다 상처를 받으면 원없이 울어도 보고,배신을 당하고 치를 떨어보기도 하렴!
그러나 우선은 너 자신을 사랑하는 법부터 섭렵해주면 좋겠는데...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지 뭐!
너 스스로를 사랑하는 덴 네 입장만 내세우면 되겠지만,타인과의 사랑을 하려거든 너를 철저히 감춰두렴!
너 자신을 사랑하는 건 모두가 잠들고 난 후,저만치 떨어져 있을 때 슬그머니 남모르게 하는 것도 괜찮을 거야!
오늘 본 너희 둘,나래 누리의 모습이 참 예쁘더구나.
장하다.자랑스러워~고맙구나!
행복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