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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오후


BY 해오름길 2013-10-12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선벗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 물에 던지며

 

서 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는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낯빛이 쓸쓸하여

 

풍경은 안단테 안단테로 울고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서늘해진 손으로 내 볼을 만지다

 

내 품에 머리를 기대오는 가을의 어깨 위에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