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아무런 일도 없듯이
그렇게 그렇게 서 있다
꽃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나무인 척 하고 의젖하게
연초록 붉은잎파리 다 떨궈버리고
지금의 계절을 가장과 위장을 해
난.. 나무다 라고 온갓
멋 이란 멋은 다 부리고 있다
흘러 내리지도 않는 한숨과 눈물
깜깜한 긴 터널속으로
떠나는 여행따라
가지가지 마다 흔들리며
떨어지는 퇴색된 음표처럼
추운 겨울도 아닌 날에
맑은 맑은 밝은 날에
밝은 웃음으로 하나되어
그 품에 넋 놓고 안겨
발가 벗고 서 있다
눈에 보이는건 상처뿐
나무도 꽃도 풀도 아닌
그 어떤 나무가
쓴 웃음 뒤로 서렵게
다시 울며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