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인이 되신지 4년째인 울아버지 팔순이시네요.
살아계셨더라면 팔순잔치 한다고 요란했을텐데~~
"오늘 영감님 생신인데 함께 점심 먹읍시다요~"
하고 울엄뉘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답장이 없네요.
평소같으면 바로 답장이 오는데 어인일일까?
하지만...
노인네 놀래켜줄 속셈으로 귤한박스 사서
딸내미차에 싣고 달려갔더니만 집이 텅 비어있네요.
핸드폰은 침내위에 얌전히 누워계시고..
수영장에 가셨나? 하고 보니 수영장 에 갈때 들고 다니는 가방도 그냥 있고
친구분집에 가셨나? 싶어 전화해보니 안오셨다하고
동네 경노당에 계시나? 하고 가보니 그곳도 안계시네요.
암튼.. 집에 가서 기다리면 오시겠지 싶어
다시 집으로 돌아와 10분정도 지나니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들리기에 딸내미랑 둘이서 숨었더랬죠~
귤박스만 현관입구에 덜렁 놓여있으면 어쩌시려나 싶어 숨었더니
낯익은 신발들이 있으니 연락도 없이 웬일이냐시며 알고 있다는듯 말씀하시네요.ㅋㅋ
나가실때 우편함에 우편물이 있었는데
돌아오면서 보니 우편물이 없어서 우리집에 누가 왔구나~ 생각하셨다네요.
성당에 미사하러 다녀오셨다 하시더군요.
이렇게 한바탕 웃고 엄마랑 아버지 계신 추모관에 갔다가
점심부터 갈비집에 가서 갈비 사 드렸더니 울엄마.. 이게 다 죽은 영감덕이라 하시네요.
영감 덕이긴.. 손녀딸 덕이지.......
귤 몇개씩 나눠 가방속에 담고
엄마는 노래교실로,, 우리모녀는 집으로 돌아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