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과 죽음은 하나의 변화일 뿐'
'...
반야심경에 '불생불멸(不生不滅)'이란 말이 있습니다.
영원히 변화하지 않고 영원히 지속된다는 의미가 아니고,
'생하고 멸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생하는 것도 아니고 멸하는 것도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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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에 얼음구슬을 담아 놓았는데,네다섯 살짜리 아이가 바깥에 가서 한두 시간 놀다 들어오니까
얼음 구슬이 없어지고 물만 담겨 있습니다.
아이가 그걸 보고 뭐라고 할까요?
"엄마,내 구슬이 없어졌어.그리고 물이 생겼어."라고 하겠죠.
이때 엄마는 그 과정을 아니까 ,얼음구슬이 없어진 것이 아니고,물이 생긴 것도 아니고,
다만 얼음이 물로 변한 거라고 말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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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헛된 생각을 고집하는 겁니다.
변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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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도 죽음도 단지 변화일 뿐임을 알고 나면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영원히 살아내고야 말겠다는 듯,그리고 죽을 때까지 젊은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듯,
앞만 보고 달리며 걸리적 거리는 사람이나 자연을 짓밟고,파괴하고,쓰러뜨려가며 아귀다툼을 하는 사람들...
자신의 노력이나 수양이 부족한 것은 개의치 않고 돈으로 찢어대고 깎아대며 신의 창작물에 손을 대는 안달병 환자들...
나 아닌 남은 다 나의 적이며 다 틀렸다고 말하는 독선주의자들...
양심이고 도덕이고 다 개나 줘버려라는 식으로 후안무치의 행위를 해대면서도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르는 사람들...
두려운 것이리라...
삶이 ,죽음이...
자신의 종교와 상관없이 불가의 윤회사상을 반추해 보면 좋으련만...
'윤회'란...
불가에서 중생이 해탈을 얻을 때까지 그의 영혼이 육체와 함께 업에 의하여 다른 생을 받아 ,끊임없이 생사를 반복함이란 뜻으로 쓰인다.
흔히들 죄를 지으면 다음 생에 짐승으로 태어나서 고통을 당하고,좋은 일을 많이 하면 부처쯤으로 다시 태어나 행복을 누리리란 것인데...
아주 유치한 말장난이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을 문자 그대로 풀어 보자면 차례로 돌아간다는 말이기도 하다.
기독교에서 천국과 지옥을 말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는데...
착하게 잘 살고 신을 열심히 섬기면 천국에 가서 안락하게 살 것이지만,
신을 섬기지 않고,악하게 살면 지옥에 가서 끝없는 고통을 당하게 되리란 것인데...
그걸 잘 안다면서 거만하게 단상에 올라 어린 영혼들을 깨우고 싶어하는 종교인들이 앞장 서 죄를 짓는 형국이니...
가난한 이를 업신 여기고,이웃을 사랑하기는 커녕 험담하고 비난하며 자기들 무리로 끌어들이려 전쟁을 불사한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하루,순간순간 윤회를 경험하며 살고 있다곤 생각할 수 없을까?
인과응보(因果應報)가 그 근거인데,우리는 매 순간마다 자신이 뿌린 씨앗을 거두며 살아가고 있다.
뿌린 대로 거두리란 말은 ,과거를 바르게 살았다면 현재를 행복하게 살 수 있고,
과거에 죄를 지었다면 현재를 옥살이하며 보내게 된다는 것으로 보면 ,아주 간단한 말이 아닐까?
과거에 잘 살아서 오늘이 편안하다면 ,더욱 분발하여 내일의 과거인 오늘을 잘 살아가면서 기뻐하면 될 것이고,
과거에 못 살아서 오늘이 고통스럽다면,내일의 과거인 오늘 더욱 열심히 살아서 내일 행복할 희망의 싹을 키워가면 될 것을,
스스로는 씨를 뿌리지 않으면서 ,결과만을 얻으려 안달하다보니 불안하고 두려울 밖에...
그렇게 순간순간을 윤회의 과정으로 생각하며 살아간다면,불안해하고,두려워하며 ,순리를 거부하는 행위쯤으로 시간을 낭비할 겨를이 없지 않을까?
어제의 나의 노력이 인정을 받아 오늘을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에 감사하며,
내일을 행복하기 위해서 오늘을 열심히 살며 기뻐하고 행복해하면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사는 이곳이 바로 천국임을 알게 될텐데...
있는지 없는지도 분명하지 않은 천국과 지옥을 이야기하며 눈앞의 천국을 포기하는 식의 어리석음을 범하다니...
그걸 자랑이라고 매스컴을 통해 떠벌이며 다른 사람도 해보라고 부추기는 식의 만행이 날로 팽배해가고 있다.
위기의식을 느끼는 건 나만의 민감증일까?
얼마 전에 어딘가서 들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대기업 간부인 가족이 살아가는 집에서,구성원 모두가 생존경쟁의 장으로 이른 아침부터 내몰린 상황에서,
집안 밀을 돕는 가사 도우미가 뒤처리를 하는 집인데,
어느 날인가 아침에 중요한 서류를 집에 두고 와서 다시 돌아와 본 가장이 아연실색한 것은...
쾌적한 집안에서 벌어진 광경 때문인데...
자기는 일어나자마자 눈비비고 나서기 바쁘고,밤늦게 돌아와선 기절하듯 쓰러져 자기 바쁜 탓에 채 누려보지도 못하는 시설을,
가사 도우미는 모두가 다 나가버린 집에서 스파하고,주인의 좋은 가운을 걸치고 ,음악이 그득찬 거실에서 좋은 차를 마시며 마음껏 누리더라는...
경쟁하고 삶의 의미를 포기해가면서까지 출세를 지향하던 사람이 드디어 대기업의 간부가 되고 널따란 집까지 장만해서 살아가는데,
목표는 달성했으나 그것을 지키기 위해선 더욱 혹사를 당해야만 하는 현실이 닥치고...
정작 그 성공의 전리품은 월급받으며 일하러 온 가사도우미가 만끽하더라는 그 이야기.
남들이 보기엔 집도 차도 좋고,성공도 했으며,가사 도우미까지 고용하며 사는 VVIP급 인물 같아 보이는데,
정작 그 성과를 누리는 것은 본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
나는 누구이고,내 인생은 어떤 것이며,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있는 인생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 보면,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을 유지해가느라 정작 자신의 삶은 보살피지 못하고,
고통을 겪으며 자신을 희생시켜 가면서까지 남의 눈을 즐겁게 하며 만족을 느끼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까?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병이 오거나 사고가 나서 죽음을 앞에 두면 억울해서 눈이나 감을 수 있을런지?
매일매일을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수 있도록 착실하게,알차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진 않을런지...
나는 늘 '살아서 천국이고 살아서 지옥이다. 란 말을 즐겨 쓰는데,
'모두가 행복을 찾아 헤맨다.자기 발밑의 행복을 모른 채...'라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말의 형식을 빌려서
'모두가 천국을 찾아 헤매다 죽는다,발아래의 천국은 못 본 채...'라고 바꿔보고 싶다.
몇몇 약삭빠른 종교인들에 의해 사고 파는 듯 악용되는 내세론에 속지 말자고 외치고 싶다.
복을 비는 가짜 기도나 헌금 얼마로 천국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자들이여!깨우치고 볼 일이다.
전지전능한 신이 뭐가 아쉬워서 개도 안 주워먹을 돈을 바랄 것이며 ,징징대는 기도에 응답을 해 줄 것인가 말이다.
지금의 자신을 있게 만들어 준 모든 것들에 감사하는 것이야말로 천국에 이르는 지름길이진 않을런지?
그렇게 천국에서 살다가 죽으면 설사 진짜 천국이 있다하더라도 그들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까?
지옥에서 몸부림을 쳐가며 살다가 쫓기듯 찾은 하늘나라에서 천국의 열쇠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일 것이다.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천국이 주어질 것이라고 가르치는 문구가 차고 넘치는 성경을 제아무리 독송해 본들 무슨 소용일까?
알고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죄악이라곤 생각지 않는지?
최근에 죽은 법정이나 성철,김 수환 추기경의 삶을 돌아보면 될텐데...
그들이 명예욕에 절고,물질욕에 절어서 아둥바둥 살다가 갔더라면 사람들이 지금까지 이토록 흠모하며 그들의 길을 따르고 싶어할까?
철저히 마음을 비우고 ,불의에 항거하며 ,신의 길을 가장 잘 따라 살다 간 결과라곤 생각지 않는지?
그게 그렇게 어렵기만 한 일일까?
손에 꼬옥 쥔 욕심 하나만 버리면 되는데,그것 놓기가 그렇게도 힘들단 말인가?
잠시 한 숨 멈추고 이만치 물러서서 자신의 삶 전반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렵지 않게 천국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죽을 수 있을 것이며,
만약 천국이 ,극락세계가 있다면 죽어서도 행복하게 영생을 누릴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