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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착각


BY 미개인 2013-12-14

인간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만은 완벽한 존재일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산다. 

                --시드니 포이티에--

 

영국령 바하마인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뉴욕에서 부랑자 생활을 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은 덕에,

오스카,아카데미의 수상자가 되고 이후 감독과 바하마 주일대사로서 외교능력까지 인정받고 ,

영국으로부터 기사작위까지 부여받은 아메리카 드림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특히 그는 흑인 최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수상자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이룬 사람으로 딸에게까지 재능을 물려주어 대를 잇고 있다 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말들을 하면서도 

사랑에 눈이 멀었을 때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선택한 사람을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내 실망을 하게 되고 사랑이 식어가면서 권태로와 하고,헤어지기까지 하는 건 아닐까?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도 마찬가지로 헛점 투성이인 인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헛점까지도 사랑하겠다고 나설 때라야만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을텐데,

거기서 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것은 상대의 단점을 자신이 개선하고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것이다.

사사건건 지적을 하며 바꾸라고 요구를 해대고,더 잘 되라고 기껏 지적을 해 줬더니 들은 척도 안 한다면서 다툰다.

저가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 나도 완벽하지 못한 헛점 투성이라는 사실은 외면을 하면서...

그렇다고 해서 저나 내가 틀린 것은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완벽하다고 생각해서 전인생을 걸고 결혼까지 한 사람들이 ...

서로 다르다고 해서 틀린 거라며 존재 자체를 부인하기까지 하는 몹쓸 짓을 하고들 있는 것이니...

나는 과연 그런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고 또 돌아볼 일이다.

 

적어도 나와 내 전처 사이는 그랬다.

유럽 여행이 가고 싶어 몸살이 날 지경이 되어 모아둔 돈으로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 두고 유럽 배낭여행을 45일간 다녀왔다는 소리를 처음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들었다.

아담하고 가녀린 그녀가 ,그것도 혼자서 그리 유럽배낭 여행을 다녀왔다는 소리를 듣곤 

얼마간 도도해 보이기 까지 하던 그녀의 모든 것이 이해가 되면서 그녀 친구의 아이 돌잔치에서 우스개처럼 친구들 앞에 선언하듯 한 프로포즈가 

실제 프로포즈가 되어 이후로 열렬히 사랑을 불태웠었다.

그녀 역시 잘 나지도,갖지도 못한 나를 사랑해주어 뜨겁게 사랑하다가 일사천리로 얼마간의 장애를 무릅쓰고 결혼을 했다.

최고의 선남선녀로 천생연분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커플이 되었으니...

아무 것도 없었던 나로선 신혼여행을 유럽 배낭여행으로 다녀오자는 철없어 보이던 그녀를 겨우 달래 태국 배낭 여행 11박 12일로  다녀왔다.

하지만 거기까지...

적어도 고생은 시키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불굴의 투지를 태워가는데,그녀를 생각해 나름대로 간난을 극복해보려 혼자 기를 쓴 것이 

그녀를 무시하는 행위로 비춰지기 시작하더니 사사건건 말다툼 거리가 되고...

정말 거의 1년에 한두 번씩 가출을 할 정도로 크나큰 싸움이 지속됐고,15년 째부턴가 이혼이 수면 위로 떠오르더니 2년 여의 별거 형식으로 주말부부를 하다가 이혼했다.

이혼 소식을 전해들은 이웃들은 동네에서 제일 금실 좋고 아이들까지 잘 커줘서 부러워했더니 

뭐가 아쉽다고 그랬느냐며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며 안타까워 해줬지만,

한눈이라곤 팔아본 적 없이 ,일생의 목표를 '화목한 가정의 가장'이 되는 것으로 삼은 가정적인 남편과 

천생 여자랄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내가 법정에 서서 이혼 판결을 받고 말았다.

성격의 차이가 주된 원인이었고,나름대로 지향하는 바가 달랐는지 어땠는지,

앞만보고 달리는 나의 치열한 투지가 숨이 막힌다며 놔달라는 그녀를,아이들 양육권과 얼마간의 양육비를 주고 놔줬다.

처음엔 삶 자체가 무의미하달 정도로 절망했고,의욕이라곤 없이 허송세월을 하다시피 했지만 마음을 추스르고 안정을 찾았다.

말로는 생자필멸 회자정리(生者必滅 會者定離)를 다 이해라도 한듯 초연하라고 남들에게 이야기 해왔지만,

정작 내가 당했을 땐 믿을 수 없는 배신행위로 느껴지며 세상 자체를 원망하게도 됐엇다.

나름대론 온몸을 바쳐 지키려 애쓴 가정이었기에...

 

물론 지금은 아주 홀가분하게 잘 살고 있지만,이게 최선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나말고 다른 사람들만이라도,그리고 최소한 나의 딸들 만이라도 애비의 이런 전철을 밟지 말아주길 바라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렇게 마구 까발려대며 반면교사 삼아서 행복하게들 살아가는 데 보태라고 하고 있다.

늘 하는 말이지만,사랑해서 결혼을 한다고 말하지 마시라.

지금은 그저 그렇지만 이만하면 사랑할 수 있겠다 싶어서 온몸을 바쳐 사랑을 하기 위해 결혼한다고 선언하라.

주례사에 앞서 필수코스로 이 선서를 부부가 공히 하도록 하자고 권하고 싶다.

전지전능하신 신마저도 완전하지 않다며 불평불만을 해대는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단 말인가?

연애할 때 충분히 살펴서 감당할만하다 싶으면 결혼을 하고,미처 파악하지 못한 것이 있더라도 결혼 후엔 무조건 믿으며,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나같은 초라한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결혼 전선에 뛰어들어 준 상대를 감사히 사랑하며 행복하길 기원한다.

자기만 잘났고,그런 자기와 다른 상대방은 틀렸을 뿐이라며 싸워대는 부부들이 너무 많다.

그런 우스운 꼴을 방송 등에 부부동반으로  나와서까지 당연한 결론인듯, 떠들어대며 낄낄대는 모습이 과연 옳은 것일까?

방송국의 시청률 끌어올리기 목적에 맞춰주느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마구 뻗대며 여전히 자신만 옳다고 떠들어 대는 현실이라니...

더군다나 여자를 위한 ,그리고 남자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구분 돼 있어서 서로 자기들 주장만 시끄럽게 뱉어대는 현실은 심히 우려스럽다.

아이들도 보고 있는데...

그리고 아직 미숙한 젊은이들이 보고 있는데...

돈이면 다라고 서슴없이 주장해대고,나만의 입장을 내세우는 것이 도리라도 되는 양 떠들어 대는 방송가의 오물스러운 행동들이 차고 넘친다.

우린 그러지 말자.

개인적인 성찰이나 자아추구에 있어선 내가 최고이지만,일단 상대가 있는 인간관계에 있어선 겸손하고 또 겸손하자.

반대로 개인적으론 자학하고 자격지심에 빠져 괴로와하면서,그런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 인간관계에선 잘난 척하고 ,

남의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며 관계 자체를 망치는 길로 치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

 

밤새 눈이 소복히 쌓였다.

단단히 차려입고 나가서 내 집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이 기분 좋게 다닐 수 있도록 말끔하게 치워주리라!

순백의 아름다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