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처럼 일하고 철학자처럼 사색하라.
--루소--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무엇이 불안하고 무엇이 두려울까?
때를 놓치면 1년 농사를 망칠 수도 있어서 ...일을 할 땐 몸을 돌볼 생각을 못하고 마구 치달아야 하는 농부처럼...
비가 흐드러지게 오면 비를 무릅쓰고 나가서 물꼬를 터줘야 하고,
꽃이 피면 열일 제쳐두고 화접을 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농부처럼 일에 몰두하고...
사색을 할 때면 철학자라도 된 양 치열하게 사색만 하는 철학자연 할 필요가 있을텐데...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사색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왜 사는지 모를 때가 어디 한두 번이던가?
마지못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며 노예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래놓곤 댓가가 적다고 불평이나 해대는 사람이라면 돈의 노예가 아니고 뭘까?
돈이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한데?라고 반문을 할 사람들 참 많을 것이다.
그러세요....네 맘대로 하세요~
사색을 한다며 패거리를 이루는 데만 몰두하는 모습도 참 많아 보인다.
그런 자리에서 쉬지 않고 떠들어대고 나면 가슴이 뻥 뚫린듯 오히려 허전해지는 걸 사색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사색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그런 자리에서 현학하기 위해 입에만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일까?
세파에서 벗어나 오롯이 혼자 있을 때 진정 철학자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라고 권하는 것일텐데...
혼자이면서도 혼자라는 사실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sns란 탈출구를 창조한 건지도...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세대를 물문하고 반짝이는 스마트폰을 외면할 수 없어하고,띠룽띠룽대는 컴퓨터의 효과음을 외면하지 못한다.
일을 하다가도 눈은 거기로 쏠리기만 하니...
전국이 온통 중독자들로 차고 넘친다.
차가 코앞에 다가오도록 알아채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폰에 코를 박아대는 사람들이 사색을 할 수가 있을까?
나이가 들었을수록 그 도가 지나치단 생각을 할만치 중독이 심한 것 같다.
어른들은 스마트폰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면서 ,아직 미숙한 아이들에겐 스마트폰 좀 그만하고 공부하라고 채근을 해대니...
아마 아이들은 그러고 싶을 것이다'"너나 잘 하세요!"...
92년 겨울,당시 공돌이였던 나는 연말보너스를 탈탈 털어 386을 조립했다.
DOS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조립부터 하고 독수리와 벗하고 떠듬떠듬 키보드를 맴돌았다.
서른이 넘어서 조급해진 나로선 당시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여 취한 ,'통신커플'이란 목표를 향한 치열한 도전이었다.
회사에서도 모임에서도 머릿속에선 얼른 들어가서 통신을 해야 한다며 초조하고 불안해 했다.
통신을 하는 외엔 왜 그리도 시간이 안 가던지...
그러나...통신에 접속을 하는 삐이~~하는 효과음에 희열을 느끼고 나면 시간가는 줄을 몰랐더랬다.
지금 스마트폰에 빠진 국민들이 그런 심정일 것이리라.
거기에 과거 '갤러그'란 오락실 게임 수준일 듯한 게임에 중독이 되다니...
정보화 시대의 적나라한 민낯인 것이다.
캐딜락을 몰고 소달구지만도 이용을 못하는 우스꽝이라고나 할까?
286,386을 가지고도 어마어마한 혁신이라며 지금과 같은 IT선진화를 꿈꾼 사람들은 빌 게이츠가 돼 있고 스티브 잡스가 됐다.
그러나 통신이나 하면서 넋을 빼앗긴 사람은 나이 쉰이 넘어서도 기름쟁이다.
당시 386의 보편적인 하드용량이 105메가바이트였다.
지금의 스마트폰의 용량은 램의 용량이 그 수천 배에 달하는데,활용은 거기서 거기다.
일을 즐기고 사색을 하는 시간이 태부족인, 초현대화된 우리 사회의 이 실상으로 과연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정신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물질추구에,아니 물신숭배에 광신도적 맹종을 해대는 이 시대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더위나 추위,악천후를 아랑곳하지 않고 사회정의를 부르짖으며 외치는 사람들은 하릴없는 또라이다.
이 좋은 세상에 무슨...하면서 띠룽띠룽,반짝반짝에 중독돼 들떠서 살며 농부와 철학자를 절망케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지?
과도기적 부작용이라고 치부하고 말기엔 현실은 너무 위태위태하다.
세상은 입으로 떠들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할 때만 바뀌는 것이지 않을까?
내가 바뀌는 것만큼 바뀌는 것이니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에 나 하나가 멈추면 올스톱인 것이다.
몇 만의 톱니가 5천 만 이상의 멈춰선 톱니들을 밀고 당기느라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세상이 돼 있으니....
한 치 앞인들 나아갈 수 있을지 염려스럽기만 하구나...
농부처럼 일하고 철학자처럼 사색하며 잠자고 있는 곁의 톱니들을 일깨워 가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