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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


BY 미개인 2014-01-23

더 깔끔하고 밝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자기 자신이 바로 세상을 보는 창이다.

                      --조지 버나드 쇼--

 

아는만큼 보인다고도 하고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도 하지 않던가?

세상이 어지럽고 혼탁해만 보이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인격이 깔끔하지 못하다는 증거일 터이니...

나 역시 마냥 행복하다 외쳐대긴 하지만 아직도 속으론 곪아터져 있음에,세상이 그닥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것일 게다.

수양을 더 해가란 명령을  조지 버나드 쇼의 입을 통해 하는 것이리라.

 

엊그젠 파지를 주워다 드리는 분이 한동안 안 보이시기에 물어물어 집을 찾았었다.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엔 빈틈이 없을 정도로 파지와 고물 등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그리고 한쪽 손이 없어 차림새도 추레하기만 해서 안타까운 모습이었지만 ,왠지 그 분이 부러워보이기까지 했다.

불편한 몸에 초라한 삶을 영위해가고 있었지만,그는 한 번도 누구에게 손을 벌려보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손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남들처럼 파지를 쌓아두고도 많이 갖고 오질 못했고,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사시지만 작은 성과밖엔 얻지 못할텐데도 늘 누군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시는 그 분.

그리고 그 한 손으로 자투리 땅을 일궈 푸성귀라도 거두며 사시는 그 분...

뭐라도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누군가가 도와주려 들고 온 두유를 봉투에 담아 수줍게 갖다 주시는 그분.

참 누구보다 분수껏 떳떳하게 사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나 역시도 꾸미질 않아서 추레하기까지 한 행색이지만,한 번도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본 일이 없고,

좋은 것이 있어 좀 얻어오면 반드시 그 이상으로 보답하고 싶어하며 살고 있지만 난 아직 젊으니까...

그 분에겐 부끄러울 뿐인데,그 분의 눈엔 내가 그닥 꼴사납게 안 보일 수도...

그 분의 인격이 깔끔하니 그분의 눈엔 나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다 아름답게 보이진 않을까?

그러나 난 아직도 측은지심을 갖게 만드는 사람들에겐 한없이 부드럽고 싶지만,

꼴값을 하는 사람들이나 잘났다고 나대는 사람,그리고 베려심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계산적인 사람들을 보면 분노하고 있으니...

우연히 알게 된 그 분을 돕는다고 나섰다가 스승을 얻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앞으로 나이가 들고 무력해져서도 지금처럼 살아갈 수 있겠단 자신감도 그 분을 통해 갖게 됐다.

물론 더욱 정진해야겠지만...

더군다나 난 몸이 건강하니 그분보다 더 떳떳할 수 있도록 애써야겠지...

 

앞으로도 더욱 깔끔한 인간이 되는 데 힘써서 

이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대신 이 아름다운 세상을 아릅답게 볼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늘 하는 말처럼 내가 바뀌는만큼 세상이 바뀐다는 말을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식으로만 해석하지 않고 

좀 더 광범위하게 생각한다고 해야할까?

이전처럼 바람직한 태도를 추구하면서,최선을 다하되,

그래도 내가 원하는 세상이 돼주지 않는 것에 속을 상하진 말고,나의 인성이 깔끔하지 못해서 그러려니 생각하며 수용하기로 ...

양다리를 걸치고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미 한쪽으로만 치달아서 실패를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이런 생각을 하다니 참 나도 형광등형 인간임을 깨달은 시간이다.

외곬수적인 일방통행형 사고방식을 많이 살펴가며 보다 넓은 마음으로 여생을 살아갈 필요성을 깨닫게 된 소중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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