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은 너무 적게 가진 사람이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지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세네카--
어제...
새정추의 슬로건 제안에 응모한 자격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국회 회의실에서의 신년회에 참석했다.
모든 것이 처음인 것 투성이인 자리였는지라 ,하룻동안 생업을 포기한 것이 전혀 아깝지 않은 자리였다.
국회에도 처음,정치인과의 신년회도 처음,좋아하는 안 철수 의원을 만나본 것도 처음,'동행'을 통해 만난 동지와의 동행도 처음...
생각지도 못했던 처음의 경험을 차고 넘치도록 하게 되니 감당할 수 없을만큼 커다란 뿌듯함에 참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남들이야 그깟 걸 갖고 오버한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으나 ,그것조차 가지길 원하지 않았던 나로선 엄청난 수확이었던 셈이니...
그런데 그런 것을 '그깟 걸'로 말하는 사람들은 그런 엄청난 것들을 누리고 살면서도 더 갖고 싶어하는 탓에 불행하다고 느끼며 사는 건 아닐까?
한 사람씩 무대에 나서서 안 철수 의원과 나란히 앉아 교감을 하는 자리가 주어지고 ,
더불어 '안 철수 현상'의 선두에 국민들이 불러 세운 안 철수 의원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하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안타까운 것은,다들 나보다,그리고 누구보다 더 많은 것들을 갖고 있으면서 하나같이 가난한 사람들 뿐이었다는 것이었다.
나 좀 더 갖게,누리게 만들어 달라는 말들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말과 함께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니 말이다.
앞으로 나서준 사람들이 이럴진대,그러지 않은 사람들은 과연?하는 생각이 들면서 새정치 추구의 길이 참으로 험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써 간 원고에 나의 안타까운 마음까지를 끄적끄적 첨부하여,사회자와 주변의 어쩔 줄 몰라하는 당황스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다 읽어냈다.
너무 많은 시간을 가져간다고들 생각했겠지만,나는 다 읽어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기에...^*^
내가 최근 어떤 글에서도 주장한 것처럼 각자가 작은 영웅들이 돼서 큰 영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동참의지를 불태우자는 이야길 했었는데,
어제의 자리에선 하나같이 수혜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 뿐,작은 영웅이 돼서 도울테니 한 번 멋지게 해보잔 사람은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웠던 것이다.
가지지 못한 것에의 욕심을 버리고 ,이미 가진 것에의 감사하는 마음으로 무장하여 행복해하며 나누고 싶어하는 풍요로운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그런 풍요를 누리게 해준 나라에,사회에 빚쟁이 심정으로 다가서 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심정을 줄곧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
참으로 험난한 길에 뛰어든 안 철수 의원에게 처음 악수를 하는 자리에서 힘차게 안아주며 등을 다독여준 마음을 안 철수 의원이 느꼈다면 좋았을텐데...
'동행 ' 게시판에 가장 많은 글을 올린 사람이었던 만치 조금 많은 시간을 쓴 것에 대해서도 여타 참석자들이 아량을 베풀어주면 참 고맙겠다.
BC4~AD65라는 세기전과 세기후를 살았던, 2천 년전에 활동했던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 연설가,비극작가였던 사람의 말이라니...!
로마의 지도적 지성인이었고,네로 황제 재위 초기인 54~62년에 동료들과 함께 로마의 실질적 통치자였다는 세네카.
1962에 태어난 안 철수 의원이 태어나기 딱 1900 년 전에 대로마제국의 실질적 통치자였던 사람이다.
말도 안 되는 이론을 견강부회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리고 안 철수 의원이 훌륭한 통치자가 돼 주길 바라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단지 우연히도 자신이 태어나기 1900년 전에 저런 훌륭한 지도자가 있었고,그가 철학자였으며,연설가 ,작가였으면서 무력의 시대에 막강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었다는 걸 생각하며
과연 1900년이 훨씬 넘은 이 시기에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줬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볼 뿐이다.
그래서 정신적 지도자로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될 수 있는 ,
썩은 물을 빼버리고 퐁퐁 솟는 샘을 파준 혁신의 화신으로 앞으로 2천 년쯤 세계사에서 기억해줄 수 있는 진정한 정치인이 돼 줬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보는 것이다.
새정치를 눈앞에 둔 국민들 대중도 가지지 못한 것에의 아쉬움을 버리고 이미 가진 많은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