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남편은 부산에서 개인택시를 하고있죠
역근처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타시더니 '한기 아파트로'로 가자고 하시더래요
아들집에 다니러 오셨다나요
택시영업을 10여년을 넘게 했고 원래 부산토박이인 신랑은
웬만한 아파트 이름은 다 꿰고있는 터인데 도통 그 '한기아파트'는 모르겟더래요
그래서 "할아버지 어느 동네 있는 아파틉니까?"하고 물었더니
할아버지께서 기가차신듯" 아! 모라동에 있는 그 큰 한기 아파트를 기사양반이 모르남?"하시더랍니다
우리가 사는 옆동네라 더 잘아는 곳인데 일단 모라동주위를 돌아 한기아파트를 찾았답니다 할아버지는 기사가 그정도도 모르냐고 역정을 내시고요
물론 네비게이션에도 뜨지않았구요
한 참을 같은 장소를 돌고 돌다가 "할아버지 어디 아드님이나 따님한테 연락 해보이소 한기 아파트는 저도 처음 듣습니더"했더니
이 할아버지 잠시 생각하시더니
"아!기사양반 미한하요! 한기는 내 아들이름이다!"하시더랍니다
시골에서 막 올라오신듯한 그 할아버지는 아마 아들이 이 부산의 어느 고층아파트보다 더 큰 존재였나 봅니다
재밌기도 하고 가슴찡하기도 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