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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4)


BY 모란동백 2014-03-23

나는 이제 사랑을 믿지 않는다


망초꽃 지천으로 흔들리는 벌판


그대 모습 보이지 않고


종일토록 구름 한 장으로 머물러


기다리던 젊은 날


나는 이제 그리움도 믿지 않는다


어느새 아름다운 언약들은


망실되고


깊어지는 손금 속으로


저물어가는 세상


선명한 이름은


선명한 상처가 되지만


선명한 상처는


선명한 별이 되지 않는다.

 

                                                이외수님  산문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