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둘 다 말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 사람들이 우리 부부를 보면 늘 싸우고 있거나 화가 나 있다고 느끼니까요.
제 말투는 톡 쏘아 붙이는 듯한 날카로운 고음의 음색이 특징이자 단점이지요. 게다가 그 속도가 무척 빨라 처음 제 말을 든는 사람들은 뭐 급한 일이 있어 빨리 말을 전하는 것인가보다하고 놀라기도 하고 빨라서 잘못 알아듣기도 해요.
제 남편은 말수가 거의 없어요. 간혹 내뱉는 말조차 화가 난 것처럼 투박하고 크고 거칠지요.
이런 우리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면 한 사람은 다다다닥 쏘아 붙이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빽하고 크게 소리 지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싸우는 것으로 종종 오해를 하지요.
말투에 문제가 있어 고치려는 노력을 해보지만 처음 말을 시작할 때만 말투를 바꾸어야겟다는 생각 때문에 조심해서 신경써서 말할뿐 말이 많아지면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을 잊어버린 채 도로 예전의 말투로 돌아가 버리고 말아요.
40년 이상 계속되어온 말투를 바꾸는 것이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 쪽을 힐긋 쳐다본다는 느낌이 들면 아차 싶어 정신을 차린답니다.
저는 울산 사람, 남편은 부산 사람. 경상도 사람이라 이런 말투를 지니게 된 것일가요?
봄날처럼 포근하고 다정스런 말투를 지니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