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4년
친정엄마의 말을 빌리자면 암것두 읎이 불알두쪽만 차고 있는
8남매 장남의 무지무지하게 나쁜 조건인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그것도 내나이 스물두살
사랑이 뭔지도 결혼이 뭔지도 모르는 나이에 콩꺼풀 두껍게 씌여.
그러며 정말 8남매 맏며느리의 노릇을 빡시게 했습니다.
신혼시절 미닫이 방문이 있는 윗방에 시동생 둘을 데리고 살았고
줄줄이 올라오는 시동생들을 결혼시켰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정말로 성실하고 따뜻한 남편이었습니다
6살아래인 아내에게 지금까지 야니 너니라는 말을 쓰지않았고
2년 전 정년퇴직을 하면서 내게 약속을 했습니다.
당신이 30여년 밥을 해줘서 아침밥을 먹고 출근했고
무사히 정년하게 했으니 이제부터 내가 밥을 30년을 해주겠다...고요
아,,그 약속 하루이틀에 끝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남편은 오늘까지..아침밥을 해서 내게 바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남편은 우유에 사과나 딸기를 넣고 마를 갈아 한컵
가져다 줍니다
눈도 뜨지 않은 내게 어서 먹으라 내밉니다.
그리고는 밥상을 가져오고 밥을 먹은 후면
과일에 요거트를 푹 뿌려 가져옵니다.
거기에 칡차나 호박 달인것도 수시로 가져다 바칩니다.
내가 남편을 밥해줄때는 그런거 전혀안했고 술먹고 온날 해장국도 안끓였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단 한번도 불평이나 잔소리 없이 밥을 합니다.
거기에 끝나지 않고 남편은 내게 존대말을 합니다
그래요 알았어요 그렇게해요
전화를 걸면 목소리 톤이 올라갑니다.
네 이쁜 마누라네요...
그렇다고 그가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삼식이도 아니랍니다.
퇴직후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면서 돈도 열심히 벌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가화만사처..집안의 평화는 처에게 달렸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돈버는 남편덕에
나날이 몸무게가 늘어가는 아내입니다.
30여년 8남매 맏며느리 역할을 열심히 해낸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넘 심했나요..열받는 분들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 8남매 맏며느리 노릇 지금도 하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