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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인 삶


BY 미개인 2015-05-18

독창적인 작가란 누구도 모방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그를 모방할 수 없는 사람이다.   

                             -- 샤토 브라임-- 

 

최근 한 방송사에서 '불타는 청춘'인가란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참으로 독창적인 삶을 살았고,

어느 정도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은 스타들이 허름한 시골집에서 합숙하며 ,

자신들의 삶을 진솔하게 내보임으로써 박장대소를 하기도 하고 ,펑펑 울어버려가며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는 걸 유심히 본다.

저런 사람들이 뭐가 부러울까 싶을 정도로 독창적인 삶을 산 주인공들이 ,그 독창적인 ,성공적인 삶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 ,

기존의 결혼제도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미처 준비를 못해서 외롭게 사는 걸 보면서 ,

최고의 삶이나 최저의 삶이라 해도 그 차이는 솔직히 백짓장 하나의 차이만도 못한 것이로구나를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천재와 둔재의 차이란 것이 백짓장 하나의 차이란 말이 의미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그러나 그들이 평생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편안하게 울고 웃고 감동하는 이유들을 보면 전혀 특별하지가 않다.

많이 갖는 것도,많이 누리는 것도,많이 유명한 것도 아닌 ,그저 진솔하게 자신을 털어놓을 수 있고,

그걸 진지하게 들어주며 상대 역시 그런 자세로 꾸밈없이 자신을 홀라당 뒤집어 보여줌으로써 공감하고 감동하는 것임을 느끼게 해주는데,

대부분이 중년 이상의 남녀 스타들의 이야기라서 ,인생 참 별 것 아니로구나 생각하게 되고,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샤토 브라임이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면 저 이야기의 배경을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겠는데,

한 시간 가까이 찾아보다가 포기하고 말아서 보이는 것만 갖고 말을 해 보기로 하겠다.

그는 작가라고 한정한 듯 말했지만,사실은 모든 분야의 인간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이름을 제목으로 하는 한 편의 예술품을 조각하고, 그리고, 색칠하는 작가,예술가들이기 때문이다.

세간에서 이야기하는 작가나 예술가가 아니어도 우린 저마다 자신의 삶을 조각하고 색칠해가는 작가이자 예술가인 것인데,

독창적인,독보적인 삶을 살아 보려는 사람은 점점 희귀해져만 가고 ,

하나같이 부회뇌동의 천재들이 되려고 기를 써대며 ,레밍쥐처럼 죽음의 길로만 맹목적적으로 따라가고 있는 건 아닌지?

그렇게 무의미한 삶을 살도록 분위기를 조장하고 재촉해대는 무리들의 정체를 알고 나서도 그럴 수 있을까?

 

나는 쉰네 살인 지금,혼자가 됐지만,그런 가운데서도 독창적인 삶을 살려 애쓰고 있고,

사랑 하나를 해도 남들이 상상도 하지 못하는 사랑을 해 보려 기를 써대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잰 체를 하려고 살고 있지 않지만,어떻게들 알고 인정을 해주는 사람도 생기고,

밤 운동 시간에 도와드리던 갑으로 착한 아저씨가 영구임대 아파트로 이사를 간 후 새로 알게 된,

잘 나가다가 당뇨 등으로 고생을 하며 혼자 사는 사람을 발견해서 도와 드리게 됐는데,이 분이 직접 경작한 상추도 갖다 주시고,

오늘은 직접 끓였노라며 맛있는 팥칼국수도 한 양푼 갖다 주셔서 배가 터지게 잘 먹으며 행복했다.

사는 게 뭐 별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살 수 있으며,주제 파악에 충실해서 분수껏 삶으로써 지금 세상에 빚없이 사는 축복도 누리고 있으면 된 거지...

요즘들어 가게에 별로 충실하지도 않은데 꾸역꾸역 찾아오시는 분들이 한결같이 고결하신 분들이어서 얻어 듣는 것도 많고 ,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기도 하니,'멀리 벗이 있어 찾아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와 필적할 만한 기쁨도 누리고 살게 된다.

 

이 각박한 세상에 이처럼 정도 느끼고 ,적적하지 않게 살 수 있게 되는 것도 다 내가 독창적인,남들이 살지 않는 삶을 산 데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면 감사하기만 하다.

또한 부족하기만 한 나에게 상담을 청해주는 벗들이 있어 그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할 수 있어서 즐겁다.그리고 고맙다.

남들처럼 살지 않는 걸 안쓰러워 하시는 고마운 분들도 있지만,그들도 조만간에 나를 알고 나면 이해해주실 것이다.

남들처럼 살려고 했다면 불행할 수도 있었을텐데,나름대로 독창적인 삶을 추구하며 살다 보니 행복한 것이다.

요즘 세상에 나처럼 일부러 불편하게 살려고 하면서 피곤해 보이는 삶을 즐겁게 사는,

감히 모방할 생각도,그러고 싶지도 않게 사는 것도 샤토 브라임이란 사람이 얘기한 독창적인 삶의 한 형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기까지 하다!

남들처럼,남들보다 더 멋져 보이게 살려고 하는 게 얼마나 피곤한지를 이젠 알 때도 되지 않았는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만의,나다운,분수껏 사는 삶의 주인공들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