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아무리 찬란하게 빛나도,지기 마련이다.
--페르디난트 레이먼드--
고위직에 있을 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인사를 하고 성의를 보이던 인사들이 ,
물러나자마자 발길을 뚝 끊더라며 세상을 원망하고 인심을 운운하며 사람들을 비난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스스로 누워서 가래침을 뱉는다는 것도 모르는 채 남탓만 하면서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다.
그 사람도 보나마나 그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온갖 뇌믈과 부정부패를 저지르며 선배 집의 문턱을 닳게 만들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그러다 보니 현재 우리의 정치권과 지도층은 철학을 가진 이도 찾기 힘들고,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도 보기 힘들며,
어쩌다 바른 소리를 했다가 사방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면 이내 꼬리를 내리고 마는 모습을 다반사로 보게 된다.
아이들에게 본보기로 보여줄 만한 일이 거의 없는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다.
그 책임은 그것들,정치꾼들이나 지도자연하는 것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꼬라지를 수수방관하고,거듭 그들에게 칼자루를 쥐어주는 우리들에게 있는 게 아닐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중에도 잘 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죽을 쒀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50여 년을 살아오면서 느끼는 건 좋기만 한 나날도 없고 ,나쁘기만 한 나날도 없다는 것이다.
시계추 이론을 설하는 강연을 들으며 무릎을 치고 감탄을 했던 것이 ...
그런 나날을 살아왔으면서도 별로 그런 생각을 못 갖고 있다가 ,얼마간의 여유를 찾고 나의 삶을 돌아보던 중 들어서일 것이다.
오늘도 한 가지 요리로 20여 년을 히트하고 있는 한 업소에 들러서 우연히 그 집 사장을 만나게 됐다.
원래는 이미 고인이 된 그의 형을 잘 아는 사이였는데,그도 나를 잘 알고 있어서 직접 만난 적은 거의 없지만 서로 잘 아는 듯 흉금을 터놓을 수 있었다.
유례없는 ,그의 입을 빌더라도 개업 후 이렇게 힘들었던 적이 없었단 소리가 나올 정도로 어려우면서 ,
지금까지 잘 나갔던 적이 있을까 싶게 고민이 많다는 소릴 듣곤 ,정말 힘들구나 느끼게 됐다.
그의 경영철학이 마음에 들어서 한때 체인점 하나 허락해달라고 졸라댔던 적도 있지만,
그로부터 뜨뜻미지근한 대응만 듣고 말았는데,워낙 많은 사람들이 졸라서인지 전국적으로 체인점까지 벌였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그만두고 직영점만 세 곳을 크게 운영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아주 외진 곳에 자리잡은 그 곳이 천안지역에선 가장 잘 나가는 유명장소로 바뀐 지도 어언 20여 년인데...
그도 많이 힘이 든 듯 안색이 초췌해있다.
쳔 년 만 년 갈 줄 알고 방심했을까?
이미 가진 것만으로도 차고 넘쳐서 마냥 행복할 줄 알았는데,충격적이었다.
오히려 나더러 그 때 체인점에 대들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알라며 ,나의 입장을 부러워한다.
아담하게 꾸려가며 기술로 먹고 사니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며...
사실 난 불경기쯤이 하나도 두렵질 않다.
우선 가게 규모가 작아서 경영부담이 적고,인건비 등의 부담이 없어서 고민도 별로 없이 잘 되면 잘 되는대로 조금 더 모으고,
안 되면 안 되는대로 내핍생활까지 해가며 또 조금씩이나마 모을 수 있으니 ...
혼자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아니어서 안 간 지 몇 년은 됐는데,꼭 한 번 가서 팔아줘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
애벌레 주제에 공룡이 쓰러질까 봐 걱정을 하는 꼴이 우스울 수 있지만,
그 사람은 너무 키우기만 한 덩치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거의 맨손으로 시작해서 지역 사회에선 로망으로 떠오를 정도의 곳이었는데...
그 집이 개업을 하면서 시골구석이었던 주변 지역의 경기가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정말 달도 차면 기우는구나~하고 피부로 느끼게 됐던 계기였다.
잘 나가면 잘 나가는대로,안 나가면 안 나가는대로 오만해서도 안 되고 기 죽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어떤가?
잘 나간다고 우쭐하고 있는가?안 나간다고 기가 죽어서 음울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그럴 필요 없다.
대신 중심을 잘 잡고 꾸준할 필요는 있으며,이후의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미리미리 대비하는 자세만 견지해간다면 ,
곤경에 처하더라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꿋꿋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나는 내가 참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행복해졌다.
이런 기쁨을 안겨 준 그 사람도 하루빨리 딛고 일어서주길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건승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