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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 되었으면 하는 신약


BY 진돌이 2024-08-25

유한양행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폐암 신약 '렉라자'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국내 제약사 중 미국에서 항암제로 승인을 받은 최초의 사례인데요. 한때는 '의약품 도매상'이라고 불릴 만큼 신약개발에 소극적이던 유한양행은 어떻게 국내 제약산업사에 한 획을 그을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걸까요?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해 취임한 이정희 대표(현 의장)는 이전과 달리 R&D(연구개발)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펼칩니다. 여기에는 해외 의약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것만으로 미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었습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투자없이 성장할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죠.

유한양행은 당시 국내에서 매출액 1조원을 처음 넘긴 선두 제약사였지만 자체 개발한 신약은 2005년 출시한 위염 치료제 '레바넥스'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이마저도 약효와 안전성 등의 제약으로 시장에서 큰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타사와 비교하면 뒤늦게 신약개발에 뛰어든 유한양행은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유망한 기술을 갖춘 바이오벤처와 협력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발적 협력) 전략을 추진합니다. 이 일환으로 2015년 다수의 바이오벤처로부터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했는데 이 중 하나가 바로 지금의 렉라자였죠.

유한양행은 오스코텍으로부터 렉라자를 이어받아 자체 R&D 인력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8년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와 시너지를 낼 약물을 찾던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옛 얀센)의 눈에 렉라자가 들어왔고, 양사는 12억5500만달러(1조6600억원)에 렉라자의 글로벌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맺게 됩니다.

렉라자는 지난 2021년 국내에서 단독투여하는 방법으로 먼저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어 지난 20일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미 FDA로부터 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는 쾌거를 이루게 되죠. 향후 미국에서 제품이 출시되면 유한양행은 6000만달러(800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하고 판매수익금의 일부를 로열티로 받을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