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위에 책 한 권이 덩그라니 놓여있어서 뭐에 쓰일까 궁금해했는데
난쟁이들이 백설공주가 난쟁이 나라에 오게 된 이야기를 해줄 때 사용됩니다.
불이 꺼지고 극이 시작되려나 보다고 앞을 한참을 보면서 기다려도 배우들이 나올 생각을 안해 궁금해 하던차..
뒤에서 들어오는 배우들....
손에 큼직한 인형들을 하나씩 끼고 나타나면서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공연 시작부터 정형화되어있는 틀을 깨는 기발함이 눈에 띄이네요...
똑똑이와 킥킥이 그리고 사랑이는 난쟁이 마을에 사는 난쟁이들입니다.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백설공주와 함께 살고 있지요.
백설공주의 새어머니인 마녀가 백설공주에게 영원히 잠들게 하는 사과를 먹이고
잠에서 깨는 약을 구하기 위해 세 난쟁이들은 용기를 내어 마녀를 찾아가서
마녀와 대결하고
결국 마녀를 착하게 만들고 진정한 사랑으로 백설공주도 잠에서 깨어나게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왕자가 나타나서 백설공주를 구하고 나쁜 왕비도 물리치는 그런 내용이 아닌
정말 생각지도 못한 설정....
왕비가 자신의 빗자루 마법에 걸려 착해지고 백설공주를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백설공주를 구해내는 건 멋진 백마 탄 왕자가 아닌
보잘것 없고 힘도 없는 난쟁이였던 것...
결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고 진실된 맘으로 대할 것과
힘을 서로 합치면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 참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공연내내 울려퍼지던 창소리와 고수의 북소리와 추임새가 어우러져
신명나고 즐거웠습니다.
특히나 숨바꼭질이라든지 대문놀이..등 전래놀이도 하고....
(아이들의 참여도 있었는데 울 아들도 기억에 남았는지 집에 와서도 내내 그 이야기만...)
공연 중간에 마녀로 나오는 새어머니의 깜짝 마술쇼와 한복을 이쁘게 빼입은 인형들의 등장
탈춤에서 봄직한 사자의 등장 등
볼거리도 많습니다.
배우들이 창으로 부른 노래도 참 재미있고 가사 내용도 좋더군요.
백설공주가 싫어 하면서 우니까 달래느라고 부른 난쟁이들의 노래가 정말 맘에 드는데
그 노래 가사를 어디 가면 구할 수 있는지...
아이들이 말 안듣고 삐져있을 때 불러주면 참 좋을 것 같더라구요..
또 다른 공연과는 달리 배우들이 객석 앞쪽까지 와서 공연을 하는 통에
배우와 눈을 많이 맞출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