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의 메밀 국수” 란 원제의 우리나라 번역판으로 소개된 [ 우동 한 그릇 ] ‘울지 않고 배길 수 있는 가를 시험하기 위해서라도 한번 읽어보라’ 고 ~ 수많은 공감과 감동의 눈물을 만들어 내는 책으로 유명하답니다 너무나 좋은 기회에 초대를 받아 ~ 대형뮤지컬 아님 안가겠다는 큰공주까지 데리고 야간조명을 받아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늦은시간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을 찾았습니다
감동적인 원작을 무대에서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원작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뮤지컬이 아닌 연극이 재미는 있을까~? 울 공주들이 졸지는 않을까? 별의별 노파심에 근심어린 마음으로 맨앞좌석에 앉아 공연을 봤답니다 막이 내리자 ~ 이런 제 걱정은 한낱 부질없는 걱정이었네요 배우들의 열연과 막이 바뀔때마다 울려퍼지는 통기타의 선율은 감동 그자체였답니다
무대 왼쪽으로 ~때는 12월의 마지막을 표현한 눈 덮힌 삿뽀로의 우동집이 보입니다 암전으로 캄캄한 무대, 강한 비트를 중간중간 곁들인 은은한 통기타의 선율을 타고 이 작은 집들위로 눈이 펄펄 내리는 장면은 말로 표현치 못할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어요
[북해정] 이라는 작은 우동 집은 해마다 12월 마지막날이 되면 손님들로 붐빕니다 오직 메뉴는 우동 ~ 해넘기기 우동을 먹으며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거죠 약간 무뚝뚝해 보이고 낮은 목소리 톤인 우동집 주인을 맡은 배우분이 소설 원문을 그대로 무대에 올리는 이른바 '보여주기' 기법을 보여주신다 하기에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직접 지문을 나레이션으로 읊으면서 대사까지 하는 연극이었답니다 판에 익은 듯한 몸에 너무나 익숙한 공연을 떠난 ~ 새로운 형식을 접한 좋은 기회였어요
가게가 문을 닫을 무렵 그곳에 남루한 차림의 세 모자가 들어와서 단 한 그릇의 우동으로 배를 채우고 갑니다 그 후에도 12월 마지막 날이 되면 세 모자는 <북해정>을 찾고, 다정하고 따뜻한 그들의 모습에 우동집부부는 보이지 않는 배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이후 몇 년이 지나도 그들은 <북해정>에 다시 오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들 모자를 기다리는 주인은 그들의 자리를 언제나 비워뒀고 이러한 사연은 단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됩니다 그저 추억으로 세 모자에 대한 기억이 남겨질 무렵, 그들은 다시 우동 집에 나타납니다 두 아들은 장성한 청년의 모습으로, 그리고 엄마는 말쑥한 모습으로 나타난 그리고 우동집 주인이 베풀어 주었던 따뜻한 배려와 마음에 대해 고마움을 전합니다
무대 오른쪽 ~ 달랑 통기타 하나를 들고 이 분이 앉습니다 기계음향에 익숙한 요즘 공연과 달리 공연내내 은은하게 퍼지던 이분의 통기타 음악소리는 이공연의 감동을 더해주는 아주 중요한 역활이셨답니다
초반에 볼을 발갛게 분장하고 개구장이처럼 나타난 쥰이 어느덧 청년이 되어 우동 집 주인들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말이 마치 [힘내! 할 수 있어! ]로 느껴졌다고 ~ 그래서 지금껏 용기있게 살아올수 있다고 객석을 향해 말하는 쥰의 힘있는 연기는 객석을 감동의 도가니로 만들었답니다
아들들의 묵묵한 도움 아래 열심히 일한 결과 회사로부터 특별수당을 받아 빚을 갚을 수 있었다는 어머니.. 눈이 벌겋게 부풀어 오르면서 실제 눈물을 흘리고 또 그 눈물을 참아가며 이에 화답하는 어머니의 역의 배우분의 연기를 ~ 그 무엇으로 칭찬을 드릴수 있을지..그저 가슴이 뭉클하고 찡하다는 말밖에는...
[우동 한 그릇]의 키워드는 [희생]과 [배려]입니다 가난해도 원망없이 사는 세 모자 간의 애틋한 사랑, 상처 받지 않게 세모자에게 반 덩이의 우동을 더 넣어준 넉넉한 맘씨 좋은 우동집 주인 내외의 사랑.. 자기만을 알고 점점 각박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사람됨과 인간관계를 알려주는 감동적인 공연 꼭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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