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의 애자와 영희에 근접해 가는
딸과 에미가 함께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영화 보기 좋은 자리를 배정 받았고
받은 간식으로 남은 시간을 채웠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잘 넘겨준 딸이어서
애자 만큼 내 속을 썩이거나 그로 인해
목소리를 키운적은 없지만
엄마와 딸의 애증관계는 지금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나와 엄마를 놓고 보면 그랬고
지금은 내 딸과 내가 그렇습니다.
질팍하고 무뚝뚝한 모녀간의 대화가 낯설지 않고
내가 엄마한테 하는 듯 메아리 되어 날아왔습니다.
'엄마'
살가운 이 단어를 투박하게 뱉어내는
경상도 특유의 무뚝함을 최강희씨가 잘 해냈고
김영애씨는 원래 부산사람인지 사투리를 아주 걸죽하고
맛들어지게 구사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극중 인물에 나를 대비시켜보았습니다.
만약에 저 상황이 내가 닥친 상황이라면 어떠할까.
과연 내 딸은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보다 더 많이 훌쩍이는 딸의 마음을 묻지는 않았습니다.
스물여섯 딸의 가슴에 엄마가 얼만큼 들어가 있을까요.
쉰이 넘은 내 가슴에는 여든의 노모가 꽉 차 들어왔습니다.
이 영화는 가슴으로 보게 될 영화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