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통] 의견은 아무나 내나
“요즘 드라마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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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국 드라마, 시대상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가?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은 얼핏 제목만 봤을 때 아줌마들을 위한 뻔한 드라마라는
인상을 줬다.
첫 출발도 8%라는 저조한 기록으로 KBS ‘꽃보다 남자’의 기세에 눌렸었다.
하지만 ‘꽃남’의 종방이후 ‘내조의 여왕’은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시청률 20%를 거뜬히 넘고 있다.
아줌마들만 열광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아저씨도, 처녀 총각도 즐겨보는 드라마가 됐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비추고 있는 여자주인공의 시대상은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신데렐라가 되고 싶었던 여자 천지애(김남주)는 왕자인줄 알고 골라잡은 의대생
오달수(오지호)가 생체실습시간에 기절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결국 의대를 자퇴하게
되고 소심함과 부족한 사회적응력으로 여러 회사를 전전하게 된다.
그녀는 저축을 헐어야 했고, 결혼반지를 팔아야 했고, 시댁에 손을 벌려야 했고, 친구들과의
모임을 끊어야 했고, 쇼핑을 끊어야 했으며, 피부 관리를 포기해야 해다. 그리고 그녀는
인정해야만 했다. 신데렐라가 되고자 했던 일생일대의 소망은 이제 물거품이 돼 버렸음을!
설상가상으로 학창시절 그녀의 시녀 노릇을 했던 친구가 진짜 신데렐라가 되어 돌아온다.
‘능력 있는 놈이 능력 없는 놈을 잡아먹는’ 남자들의 합리적인 정글의 세계와 달리, 여자들의
세계는 뒤옹박의 세계로 통한다. 내 능력이 아닌, 남편의 능력에 의해 결정이 되어 지는 인생!
하지만 신데렐라는 왕자가 구두 들고 찾아와 주기를 기다릴뿐, 자기 손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평강공주는 바보 온달을 왕으로 만들어서, 스스로 왕비가 된다! 사회부적응자인 남편을
180도 개조시켜 성공시키려는 억척 평강공주의 스토리가 드라마의 큰 줄거리이다.
드라마는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한다. 아직도 우리 드라마들은 ‘자립형’ 여성의 묘사가 아닌
남편의 의지한 ‘의존형’ 삶으로 묘사되고 있다.
시대가 많이 변했고, 그리하여 여성이 사회 진출하여 성공하는 스토리도 많지만 이들 역시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서 도와주는 형태도 많이 묘사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아직도 우리 한국사회는 여성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자립형’여성보다 남편에게, 누군가에게 의지해서 삶을 공생하는 ‘의존형’인간으로 살아 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일까? 과연
시대상의 반영이라는 드라마는 2009년 대한민국의 시대상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일까?
요즘 드라마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자유롭게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