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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억수같이 쏟아지지만 좋은 흔적은 남겨야겠지?


BY 미개인 2014-08-22

뒤늦게 찾은 시위 현장엔 그동안 쌓아 놓은 쓰레기만 덩그러니 길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차를 세우고 ,오토바이를 내리고,혹시나 이런 고물 오토바이도 누가 훔쳐가면 어쩌나 싶어서 자물쇠로 잠궈두고...

쓰윽~주차장 주변을 청소해주고,배가 고프길래 과일 도시락을 들고 아래의 정자로 향했다.

그동안 모아 놓은 쓰레기는 아주머니들이 다 치웠는데,또 여기저기 쓰레기가 산더미다!

대단한 배달의 민족이로고!ㅠㅠ의지의 한국인들이다!ㅠㅠ

술,담배,과자,토마토 약 등 다양하게도 잡쉈구나!

도시락과 책을 정자에 두고 일단 쓰레기부터 말끔히 치워서 보란듯이 길 한가운데 진설해두고 ,

풀에 고인 물들로 손을 씻고 헹군 뒤,,,

우비를 벗어 널어놓고 정자의 기둥에 기대 앉아 식사와 독서를 한다.

그런데 저만치서 어떤 노인분이 뭐라고 나를 가리키며 아까부터 뭐라고 외치고 계셨던 듯 계속 뭐라신다!

약주를 하신 듯도 하고...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드리며 기분 좋게 해드렸는데,버럭 소리를 치신다.

장하다고,고맙다고...푸힛~

내가 기쁘게 해드린 분 한 분 추가요~!

내가 "감사합니다!건강하세요 !"인사를 드리고서야 가신다.

 

호수위를 두드리는 가냘픈 비들의 향연을 감상하며 식사도 하고 책도 읽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구나!

 

푸욱 쉬고 올라와 담배 한 대 피워물고 시위현장 부근의 풀들을 뽑고 있는데,

컨테이너 아래서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뽑아 한 군데로 던져지는 풀들에 관심을 보인다.

만져주렸더니 도망을 가고,큰 소리만 나도 도망을 가는 녀석이 풀들엔 유난히 관심이 많아서 쉬지 않고 들락거린다.^*^

녀석과 놀아주다 오려는데 ,녀석이 작은 풀 한 포기를 물고 들어간다.

심심해서 장난감이 필요했을까?

그렇게 물고 들어가더니 안 나온다.재밌는 녀석!^*^

 

기분 좋게 오토바이를 몰고 파지를 주우며 돌아와선 출장도 가고 또 돌아오는 길에 하나 가득 실어다 

비가 와서 신경통이 도지셨나 나오신 흔적이 보이질 않는 갑으로 착한 아저씨의 작업장에 두둑히 쌓아드렸다.

 

그런데...아뿔싸!

우비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이 물에 빠진 생쥐가 됐다.

주머니 뚜껑이 열려있었던 것!ㅠㅠ

비실비실 하더니만 결국은 죽어버리고 말았다.

친구들에게 얻어 놓은 폰이 어디 있지?부시럭부시럭~낭패다!

밤새 하나라도 찾아서 살려야 하는데...

덕분에 전화가 울리지 않는 하루를 살 수 있어서 좋긴 했지만,불통령 보란 듯이 소통을 열심히 해줘야 하는데...

 

광화문 광장에서 죽어가고 있는 유민 아빠의 절규가 세상을 뒤흔드는데도 못본 척 만나주지 않겠다고 버티는 불통령의 기개가 장엄하기까지 하다!신발!

그래...버텨라.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것이니 살아있는 동안은 더러운 꼴 안 보시겠다?

그렇게 되나 보자!

내 꼭 죽기 전에 머리를 쥐어 뜯으며 지금의 실책을 후회하는 모습을 봐주고 말리라!

내 죽기 전에 친일 매국노들과 싸잡아 시궁창에 처박히는 모습을 봐주고 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