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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흔남...유모차 한 대를 주워다 수리해 놓고 설레며 잠든다!


BY 미개인 2014-08-30

시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까 낮에 내가 한 편의점에서 파지를 수집하는 걸 본 한 젊은 분이 ,

우리 공장에 파지가 아주 많은데 가져가실래요?하며 알려주신 위치를 저녁 늦게 찾았는데,산더미처럼 많은 파지가 나를 반겨준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더 실을 수 없을 때까지 싣고 오는데,

답답하달 만치 천천히 가는 차가 있어 추월을 하고,앞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그 차가 옆에 와서 선다.

쳐다보니 아들인지 딸인지 부부와 함께 가운데 어르신이 앉아 계신 차였고,어르신 때문에 천천히 달렸구나 싶어서 흐뭇하게 웃어주는데,

저쪽에서 창문을 내리며 파지가 떨어진다고 말씀을 하신다.

'아,네에...제가 초보라 그럽니다.'며 씨익 웃어주고 ,실은...하면서 나의 입장을 설명드리며 ,단국대 치대병원에서의 항의 시위를 마치고 오는 길에 

서둘러 싣다보니,그리고 이렇게 많이 실어본 경험이 없다보니 그렇다고 말씀드리며 ,나의 블로그 주소를 불러준다.

자세한 건 거기 들어가셔서 봐달라고...

채 말을 마치기도 전에 신호가 바뀌어 끝부분을 들었을지 의심스럽긴 하지만,젊은 친구이니 알아서 검색을 해주시리라 믿고... 

 

갑으로 착한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작업장으로 나와달라고 하니 이내 쫓아 나오셨다.

어두운 그곳을 아저씨의 도움으로 무사히 들어가 아저씨가 원하시는 자리에 내려드리고 들어와서,

한 음악 방송의 감동이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서둘러 냉수마찰을 하러 가는데,

와우!쓰레기장에 깨끗한 유모차가 버려져있다.

반색을 하며 주워서 한쪽에 보관했다가 냉수마찰을 마치고 끌고 와서 손을 본다. 

내가 가끔 약수를 뜨러가는 동네의 아주머니들이 또 있으면 갖다달라신 것이 생각나며 ,그 분들이 즐거워하실 것을 생각하니 설레기까지 한다.

나의 어머니도 지금까지 살아계신다면 그분들 또래일텐데...

나의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 만큼 즐거워서 ,길 가에 버려진 유모차가 보이면 화들짝 반가워지기 시작한 게 몇 년은 된 것 같다.

이것도 아주 튼튼하고 깨끗하니 어떤 어머니가 차지하시게 될지 몰라도 무척이나 좋아하실 것 같다.

주변에 유모차가 있는 걸 보신 분이나 ,불필요해진 유모차를 갖고 계신 분들은 근처 경로당에 갖다 드리면 좋겠다.

많은 할머니들이 도보조차 힘들어 잘 나오시질 못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조금만 시간을 내주고 성의를 보인다면 누구나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시간이 조금 넉넉하다면 간 길에 어르신들과 잠시 환담을 나눠드리고 커피라도 한 잔 대접받아드리면 훨씬 좋아하실 것이다.

가능하다면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가서 그런 기회를 가져준다면 더욱 좋겠지.

당신들은 어린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에 굶주려 계신다. 

젊은 사람들에게 당신들의 무용담을 늘어놓고 싶어하신다.

동네마다 경로당이 설치돼 있지만 그들만의 리그론 아무래도 식상하기 쉬울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지?

거길 젊은 우리들이 찾아뵙고 말상대도 돼 드리고,능력껏 도움도 드릴 수 있다면 우리 동네가 훨씬 더 밝아질 것 같지 않은가?

우리 동네가 밝아지면 세상이 밝아지는 걸로 이어질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는지?

재정적 능력이 안 되면 몸이라도 가서 함께 있어드리기만 해도 당신들께서 뭐든 챙겨주고 싶어하신다.

기쁘게 받아들여만  드려도 당신들께선 즐거워하신다.

우리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조만간에 그 곳이 유일한 낙이 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다.

 

우리 주변엔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 정말 많다.

좋은 흔적을 남기고 싶어만 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이 산적해 있는 것이다.

굳이 밖으로 나서지 않아도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얼마나 많은가?

물 한 방울을 아껴쓰고,덜 쓰고 덜 버리는 습관을 갖는 것만으로도 우린 세상에 좋은 흔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분리수거를 하고,그것들을 주변의 어려운 분들에게 갖다 드리는 것도 좋은 흔적을 남기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내 집 앞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 역시 좋은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된 현실이니 아파트의 정원을 손질하고 잡초를 뽑아주는 것만으로도 우린 좋은 흔적을 남기는 것이 될 수 있다.

누군가 해주겠거니 생각만 하면 아무도 안 하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가 먼저 나섬으로써 망설이던 다른 사람들도 나서게 할 수 있으니 ,이내 모든 사람들이 동참하는 기적을 보게 될 것이다.

 

어제 갑으로 착한 아저씨가 말씀하시길,요즘은 여기저기서 분리해 놓은 재활용품을 가져가라고 전화까지 해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하루종일 바쁘시단다.

그 모든 것이 나로 인한 것이라곤 생각지 않지만,나도 얼마간은 기여한 바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욕심일까?^*^

아무렇게나 버리던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그걸 모아서 나누는 기쁨을 누릴 수 있으니,그리고 쓰레기 봉투의 소비도 줄어들게 되니,

누이 좋고 매부가 좋다못해 사돈까지 좋아지는 격이 아닌가 말이다.

편리만 추구하는 세상이 되다보니 각종 성인병이 범람하는 세상이 돼버린 게 걱정스럽진 않은가?

언젠간 나도 그 대열에 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 않은가?

조금만 더 움직임으로써 나도 건강해지고 세상도 밝아질 수 있다면 욕심이 생기진 않는지?

좋흔남 운동에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