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3일,화요일-짧은 2월 아껴 쓰세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한낮의 햇볕으로 쌓인 눈을 녹인 도시의 빌딩들이
세수라도 하고 나온 양 깔끔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발은 여전히 얼음 위에 놓여 있고,
코는 시리고 건조한 찬 공기와 맞서 싸운다.
손이 찬 바람에 빨갛게 부어오르지만
사진 속 빌딩들은 마치 봄볕에 반짝이는 모습이다.
겨울 한가운데에서 더디 오는
봄날 풍경을 마음에 그려 본다.
오늘은 2월의 첫 출근.
책상에 놓인 달력을 보자.
2월은 28개의 숫자가
직사각형 틀 안에 꾹꾹 눌러 담겨 있다.
막힌 숨을 고르며 되새겨 보는 이마누엘 칸트의 말.
2월은 날짜가 적은 만큼 고통도 적으리니.
그는 자신이 생을 마감한 2월을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찾아온 2월.
찬란한 봄이 열리는 3월을 향해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하루를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