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가 유행이다. 거리 거리마다 90년대 댄스곡들이 흘러나오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나도 이제 나이가 먹었구나… 어린 시절, 트롯트를 흥얼거리며 설거지하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아빠 시대의 유행이 멋지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내 스무살의 아름다웠던 기억들은 이제 복고가 되어 버렸고, 그 때를 회상하는 나를 보며
나의 자식들은 절대로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겠지? ㅎㅎ 늙었어.. 늙었어.. ㅠ.ㅠ
그런데 웬걸?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지만 요상한 부채를 들고 이정현의 “와~”를 부르고
김현정의 “돌려놔~~”를 연신 흥얼거리는 초딩 딸래미를 자주 본다.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좋은 건 어리거나 늙었거나 죽었거나 살아있거나 다 똑같이 느끼나 보다.
엊그제 교보 e-book에서 따끈따끈한 신간 하나를 발견했다.
제목이 기가 막히다.
대통령도 자살하는데, 뭐
음… 자살한 대통령 얘긴가? 뭔가 정치적인 냄새도 나고, 왠지 우울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목차나 한번 봐야겠다.
● 목차
좁쌀과 태평양새우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
아인슈타인의 코털
이 세상에서 가장 궁금한 여자
엉터리 면접시험
탕탕도사를 잡아라
태평양새우의 첫사랑
옴마옴마, 나 같은 얼짱 몸짱한테 감히
말숙이와 미스코리아
두꺼비 오줌
아아, 말숙이가 염소로 둔갑을 하다니
여탕으로 잘못 들어갔다가 개망신을
500년 전의 외상값
태평양새우와 방송국 PD
말숙이가 개다리춤을 추는 이유
똥이나 먹어라
탐정이 된 학수와 말숙이
대통령도 자살하는데, 뭐
오~ 의외로 재미있을 것 같아서 구입했다. 그리고…
2시간만에 다 읽었음~~ ㅎㅎㅎ 완전 꿀잼이다.
거리 거리마다 들리던 아름다운 추억들이 자꾸 자꾸 생각났다.
주인공인 학수를 비롯해 책 속 젊은이들의 생각과 살아가는 방식이 웃기기도 하고 어설프기도
하지만 정말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옛날에 나를 보는 듯… 촌스러웠었는데 안 그런척… ㅎㅎㅎ
사람은 어리거나 늙었거나 죽었거나 살아있거나 다 똑같이 순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이코패스 빼고…ㅎㅎ
쨌든! 그 순수함을 탐욕에 눈이 먼 어른들로 더러워지는 건 순식간이다.
휴~
왠지 복고풍의 아련함을 부르는 소설이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