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7일-3월 하늘 ‘꽃눈’이 펄펄
요새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서울에서 가장 늦게 내린 봄눈은
1911년 4월 19일이었다.
가수 루시드폴은 ‘봄눈’이란 노래에서
“벚꽃은 봄눈 되어 하얗게 덮인 거리”라며
꽃을 눈에 빗댔다.
노랫말처럼 따뜻한 꽃눈이 흩날리는 꿈을 꾼다.
바람신의 샘이 좀체 그칠 줄 모른다.
지난 주말, 초여름 같은 무더위가 느닷없이 찾아오더니
이번 주는 내내 한겨울.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도 있지만
얼어 죽을 것 같은 사람이 어디 그뿐이랴.
김칫독 깨질 것 같은 우악스러운 바람에
봄 처녀의 마음도 다시 얼어붙었다.
그럴 때가 있다.
기분이 곤두박질치다 못해 어떻게 해도
위로 올라갈 실마리를 찾지 못할 때.
바다에 처음 스쿠버다이빙 하러 들어갔다
조교의 손을 놓쳐 버렸을 때의 기분.
저 아래 까마득한 협곡이 보이지만
어떻게 다시 위로 올라갈지 까마득할 때 말이다.
봄도 슬럼프에 빠진 걸까.
다시 웃을 기미가 안 보인다
.
우박에 돌풍, 뿌연 안개까지.
돌아오라, 봄바람이여
살살 부는 봄바람에 가슴이 멍들어도 좋으니.
바람신이여, 바람의 볼륨을 조금만 낮춰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