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0일-남도는 지금, 꽃비에 젖어…
남자들은 말한다.
“그냥 청바지에 티셔츠가 잘 어울리는 여자면 돼요.”
그러나 청바지가 잘 어울리려면
정말 날씬해야 한다는 걸 아는지.
게다가 요즘은 스키니진이 유행.
그나마 봄 코트로 교묘히 군살을 숨겨 왔는데,
눈치 없는 날씨는 점점 따뜻해진다.
방패 없는 ‘정면승부’의 그날이 다가온다.
참을 수 없는 간식의 유혹을 뿌리치고
동네 한 바퀴라도 더 뛰어야하지 않을까?
‘제주에 벚꽃이 피면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없다는
운전사 아저씨의 호언장담이 허튼소리가 아니었다.
다시 찾은 제주 올레.
아침부터 내리는 봄비에 마음이 심란해졌다.
하지만 왼쪽을 보면 바람을 머금은 바닷내음이 솔솔,
오른쪽을 보면 봄비에 촉촉해진 노란 유채꽃이 활짝.
번잡스러운 가방을 방에 얌전히 모셔다두고
우비 하나에 의지해 길을 나섰다.
올해 봄은 이렇게 내게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