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3일-봄볕 가득한 봄
소설가 김연수 씨의 단편을 읽다 한 문장에서
멈춘다.
“봄의 열기 속에 회한의 겨울옷일랑 던져버려라.”
고개를 드니 봄볕이 완연하다.
생명의 충만함이 감도는 새봄.
“분명 우리는 한겨울을 건너뛰고,
마치 한밤의 태양과 같은 계절을 보낸 뒤 환한 대낮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작은 파라솔 같은 잎이 창가의 나무 위에 퍼져 있다.
묘지의 잔디는 마치 녹색 물처럼 오래된 묘석 위에 퍼졌다.”
(버지니아 울프)
봄은 강하다.
4월의 황사 섞인 ‘흙비’ 속에서도,
초속 10m 안팎의 변덕 심한 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한다.
모처럼 햇살을 보여 주는 봄.
주위를 둘러보니 벌거벗은 나무들에
연녹색 빛 어린잎이 무성히 돋아 있다.
매년 한 번의 거름도 없이 생명을 키워내는 봄.
이번 주말이 지나면 나무들이
푸름을 경쟁하는 계절에 한층 가까이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