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8일- ‘여름 주책’에 봄날은 서럽다
갑자기 더웠다가 한순간에
쌀쌀해지더니,
비 우박에 돌개바람까지 쌩쌩.
아무리 봄 날씨라지만 변덕 죽 끓듯.
꼭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한국사회와 닮았다.
대한민국은 언제 어느 순간,
승부가 뒤집어질지 모르는 거대한 축구경기장.
꽃이 피었다고 좋아할 것도 없고,
꽃이 지기로서니 슬퍼할 것도 없다.
그렇게 봄날은 가는거다.
여의도 윤중로 벚꽃이 눈처럼 휘날리는 동안
명동에는 겨울잠을 끝낸 팥빙수가 기지개를 켰다.
어느덧 고깃집 차돌박이보다 ‘당기는’ 것은
얼음 성성한 냉면.
아이스커피를 입에 물고 지나가는 ‘반팔 남녀’는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나 왔어” 인사하자마자
얼굴만 비치고 사라지는 봄.
벌써부터 입안이 얼얼해져야 하는 걸까.
여름은 그렇게 조금씩 주책을 부리고 있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