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4일-봄 도다리 한창
출근길 아파트 콘크리트 마당.
연보라색 라일락의 은근한 향기에 잠시 멈춰 선다.
초록색 플랫 슈즈의 둥근 코를 한참 들여다본다.
어느새 내가 슬며시 웃고 있다.
‘바람 불면/보고 싶은/그리운 얼굴//
빗장 걸었던 꽃문 열고/밀어내는 향기가/보랏빛,
흰 빛/나비들로 흩어지네/어지러운 나의 봄이/
라일락 속에 숨어 웃다/무늬 고운 시로 날아 다니네’
(이해인 ‘라일락’)
봄 도다리 한창.
살 쫄깃쫄깃 담백한 맛 일품.
뼈째 썰어 먹는 ‘세꼬시’도 고소.
경남 통영지방의 ‘도다리쑥국’ 한 그릇 먹으면
온몸 봄 향기 가득.
좌광우도.
횟감을 마주봐서 두 눈이 왼쪽으로 몰려 있으면 광어,
그 반대면 도다리.
광어 가자미는 타원형, 도다리는 마름모꼴.
문득 “도다리” 하고
가만히 소리 내어 읽어 보면
다듬이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