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4일-동장군에 맞설 산타클로스
‘밤의 가지들로부터,
느닷없이 타인들 틈에서,
격렬한 불길 속에서,
혹은 내가 홀로 돌아올 때
얼굴도 없이 있는 나를,
거기에 지키고 서 있다가 건드리곤 했다’
(파블로 네루다 ‘시가 내게로 왔다’)
감정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을 때,
소슬한 밤바람에 쉽사리 잠이 들지 않을 때,
가만히 마음에 귀 기울이고 싶을 때
시가 우리에게 온다.
가을에만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사치.
그나저나 안개가 짙게 깔리고
밤이 일찍 찾아오는 요즘.
아이가 부쩍 무서움을 탄다.
캄캄할 때 떠들면
‘무서운 아저씨’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때로 가상의 인물이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인들은 가공인물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4위로 산타클로스를 꼽았다.
4분기(10∼12월) 소비를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아이야,
엄마는 네가 일찍 산타클로스를 알까 무섭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