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1일-‘타인의 향기’
일사병과 냉방병의 경계를 넘나들며 버텨 온 여름의 끝자락.
‘시간의 힘’에 물러서는 늦더위.
늦게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한풀 꺾였다.
그러고 보면,
아무리 힘겨운 일이라도 견뎌내지 못할 게 없다.
올여름 우리를 괴롭힌 늦더위처럼,
‘시간의 힘’에는 어떤 위세도
잦아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새기고만 있다면.
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없는 사람에겐 여름이 살기 좋다고 하지만
교도소에 있으면 사람 체온 때문에 견디기 힘들다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옆 사람의 더운 호흡과 땀 냄새가 불쾌했는데,
어느새 아침저녁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타인의 향기’가 그리워진다.
날씨가 간사한 것인지,
사람 마음이 얄팍한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