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0

11월7일-겨울의 서막을 알리는


BY 사교계여우 2017-11-07

11월7일-겨울의 서막을 알리는

 

 
 
 
 
1.jpg3.jpg

 

아침 무렵 낙엽이 비처럼 떨어진다.





 

2.jpg
ugcCAB9WZ4R.jpg
ugcCAMB9ZNW.jpg

 

하루 사이 꺽다리 은행나무는
몰라보게 야위었다.





 

ugcCAG0VWP2.jpg
4.jpg

 

나무들은 차가운 바람에 몸을 으스스 떨며
봄과 여름, 가을을 함께 보냈던 나뭇잎과 작별인사를 한다.

 

 


 

ugcCA87XGWP.jpg

 

모처럼 따뜻한 나무 옷을 입은 어머니 땅은
낙엽에게 내년 봄 꼭 만나자는 나무의 약속을 전한다.




 

ugcCA0M3DQF.jpg
ugcCAOWZ0O9.jpg

 

이별은 잠시라는 속삭임이다.
나무의 약속을 믿는다.





 

ugc.jpg

그나저나 노란 은행잎이
보도블록에 카펫처럼 깔렸다.




 

ugcCAPQMLUR.jpg

 

워낙 따뜻했던 날씨 탓에
평년 수준으로 돌아간 기온이 낯설고 시리다.



 

ugcCAIZG81P.jpg

 

입동 날씨는 그해 겨울의 바로미터였다.





 

ugcCACSR22V.jpg
 선조들은 입동에 추우면
그해 겨울이 유난히 춥다고 점쳤다.





 

ugcCAM4AA0U.jpg

 

몇해전 입동은 정말 매섭게 추웠다.


 

ugcCAI079TL.jpg

 

1973년 이래 가장 더운 10월을 보낸 터라
더 그랬었다.


 

 
 
ugcCA6FKRON.jpg
ugcCABGD4BS.jpg 
 하지만 그땐 추위에 재래시장 상인들은 모처럼 웃었다.
두툼한 잠바와 털옷이 기다렸던 주인을 찾아갔다.



 

ugcCA5CW9L4.jpg

 

 하지만 올해는 입동이라 하기엔
너무도 따듯하다.





 

ugcCA5GMIPK.jpg

 

조금은 추워도 좋다.

 

얼어붙은 경기로
무거운 마음 잠시 덜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ugcCATI1UGQ.jpg

내가 20대였을때는 서른 살을 고대했다.




 

ugcCA885U4H.jpg
ugcCA14234J.jpg 
혼돈과 방황의 흔들림 없이
적당히 무뎌져도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ugcCA6MOQY8.jpg
ugcCAIH9307.jpg

 

이제는 어느새 나이 먹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이룬 것 없이 지나가는 세월이 두렵다 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독백에 공감하는 나이가 됐다.






 

ugcCA6S4QWJ.jpg

 

어제는 겨울의 서막을 알리는 입동.



 

ugcCAJQZWA5.jpg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는 올해야,
 고마웠다.


 

 
ugcCACEHI3F.jpg

 

내년에 다시 만나면 한 뼘쯤은
자라 있는 내가 되어 있길 바랄뿐이다.